"남편에게 예비군 통지서 전달 안 한 아내 처벌하는 건 위헌"
"남편에게 예비군 통지서 전달 안 한 아내 처벌하는 건 위헌"
예비군 통지서 전달 안 한 가족 처벌 조항⋯헌재, 6대 3 위헌 결정
"원활한 훈련 위해 필요하다"는 반대 의견도

예비군대원의 가족이 소집 통지서를 당사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처벌하는 예비군법 조항에 대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연합뉴스
예비군 소집 통지서를 당사자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을 처벌하는 예비군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단을 내렸다.
26일,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관 6(위헌)대 3의견으로 예비군법 제15조 제10항에 대해 위헌 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예비군대원의 가족 등이 같은 예비군 훈련 소집통지서를 받은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않을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제15조 제10항).
아내 A씨는 자택으로 배송된 남편 B씨의 예비군 훈련소집 통지서를 두 차례 전달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약식기소는 정식 재판 없이 형량을 정하는 간이 재판 절차를 말한다. 검찰이 피의자가 저지른 범죄가 징역형 대신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게 적당하다고 판단할 때 이 절차에 따른다.
이에 A씨는 지난 2019년 4월 가족인 예비군대원에게 통지서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위헌법률심판이란, 재판과 관련된 법률이 헌법에 반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당사자가 위헌법률심판을 법원에 제청할 수 있고, 법원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판'을 청구한다.
이에 대해 헌재는 예비군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무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라고 봤다.
헌재는 "예비군 조직을 편성하고 예비군훈련을 실시하고 동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가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업무"라며 "예비군 훈련을 위한 소집통지서 전달 업무도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라고 했다.
예비군대원이 부재할 경우, 가족 등이 예비군훈련 소집 통지서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는 국가에 대한 행정절차적 '협조 의무'라고도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과태료가 아닌 형사 처벌을 하는 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 원칙에 위반된다고 봤다.
헌재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 편의를 위해 국민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해 최후의 수단으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예비군대원 본인 동의하에 이메일 주소 등을 사전 확보해 언제든지 전자문서 형식으로 소집통지서를 전달할 수 있다"며 "민사소송법을 준용해 우편법령에 따른 특별한 송달 방법을 사용해 통지서를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소집통지서의 전달을 확실하게 보장해 해당 예비군대원이 훈련에 참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이를 통해 원활하게 예비군훈련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정당성과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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