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빌려주기만 했는데"로 끝나지 않습니다⋯'미성년 무면허 사고' 브로커가 평생 질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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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빌려주기만 했는데"로 끝나지 않습니다⋯'미성년 무면허 사고' 브로커가 평생 질 책임

2020. 10. 15 12:35 작성
정원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wi.ju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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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에게 운전할 수 있도록 렌터카 빌려준 브로커

무면허 방조에 대한 처벌은 가능하지만⋯사고 책임은 인정 안 될 가능성 커

다만, 민사상 책임은 사고를 낸 사고 낸 미성년자들과 함께 질 듯

면허도 없는 미성년자들의 질주로 인해 추석을 맞아 고향집을 방문하던 20대 여성이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의 차량 대여는 겉보기엔 문제 없는 정상적인 대여 절차를 거친 것이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추석이었던 지난 1일 밤 11시. 시속 80km로 달려온 차 한 대가 고향 집을 향하던 한 20대 여성을 들이받았다. 당시의 제한속도(30km)를 50km나 초과한 '질주' 끝에 사고가 난 것이다.


놀랍게도 운전대를 잡았던 건 미성년자 A(18)군. 그것도 무면허였다. 친구 4명이 함께 있었지만 이들도 119에 도움을 청하는 대신 도망을 쳤고, 남겨진 피해자는 끝내 숨졌다.


하지만 훔친 차량이 아니었다. 이들의 차량 대여는 겉보기엔 문제가 없었다. 브로커 B씨를 통해 제3자의 '명의'를 빌렸기 때문이었다. A군은 18만원을 브로커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뺑소니 사고를 낸 A군은 구속됐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성년자인 A군에게 '명의'를 건넸던 브로커 B씨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변호사들은 "형사 처벌은 물론이고, 유가족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렌터카 탈 수 있게 도와준 브로커, '무면허 운전' 방조범 될 수 있어

변호사들은 브로커에 대해 '무면허 운전'을 방조(幇助)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봤다. 방조는 타인의 범죄 행위를 도와주는 모든 형태의 행위를 뜻한다.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는 "브로커도 무면허 운전을 방조한 책임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면허 없는 미성년자에게 차량 또는 아이디를 대여해 운전을 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방향의 이지선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이 변호사는 "형법상 방조행위는 범행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돕는 물질⋅정신적 행위를 포괄한다"고 했다. 따라서 A군이 미성년자인 것을 알면서도 차를 탈 수 있게 해준 브로커는 '무면허운전에 대한 방조'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무면허 운전은 도로교통법 제152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변호사들은 브로커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무면허운전'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노준선 변호사는 "A군이 사고를 내고 달아난 책임까지 묻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명의를 빌려준 브로커가 이러한 사고까지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지선 변호사도 "미성년자가 운전을 하다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그 후 도주할 것이라는 사실을 브로커가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 법무법인 방향의 이지선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 법무법인 방향의 이지선 변호사. /로톡DB


사고에 대한 형사 책임 피할 수 있어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노준선 변호사는 "브로커가 사망한 피해자 측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져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공동불법행위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나라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범죄행위에 도움을 준 사람도 범죄의 '공동행위자'로 보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지선 변호사도 "브로커가 미성년자에게 무면허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운 행위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따라서 브로커가 A군의 사고 가능성을 예측했음에도 묵인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고로 발생한 손해 전액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손해배상에 대해서 미성년자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렇다면 손해배상액은 대략 어느 정도일까. 지난 3월 있었던 유사한 사례를 바탕으로 보면 약 4억 5000만원정도의 손해배상 금액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 중학생들이 운전하던 차에 배달 일을 하던 20살 대학생이 치여 사망한 사건이다. 이때 피해자가 만 19세부터 65세까지 벌 수 있는 돈을 모두 합친 일실수입과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위자료, 장례비 등을 고려한 액수다.


이번의 경우에도 위 사건과 비슷한 금액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고를 낸 A군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 걸까. 아니다. 사건 개입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A군과 같이 차에 탔던 4명이 나눠 배상한다. 여기에 브로커 B씨까지 함께 책임지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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