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여성 살렸더니 "가슴 만졌다"…한국서 CPR하면 정말 성추행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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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여성 살렸더니 "가슴 만졌다"…한국서 CPR하면 정말 성추행범 될까?

2025. 07. 22 10:0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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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벌 사례 0건

생명 살리는 '선한 의지', 법이 보호한다

중국에서 한 남성 교수가 길거리에 쓰러진 여성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가슴을 만졌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셔터스톡

중국에서 한 의과대학 남성 교수가 길에 쓰러진 여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뒤 “가슴을 만졌다”는 황당한 비난에 휩싸였다. 생명을 구한 영웅이 한순간에 성추행범으로 몰릴 뻔한 이 사건은 중국에서 벌어졌지만, 그 파장은 국내에도 미치고 있다. "나서서 돕고도 고소당하면 어떡하냐"는 두려움이 번지는 가운데, 한국의 법적 현실을 짚어봤다.


쓰러진 여성 살리고도 '성추행범'으로 몰린 교수

사건은 지난 12일 중국 후난성의 한 거리에서 발생했다. 한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근처를 지나던 여성 의사가 곧바로 CPR을 시작했다. 체력이 떨어질 무렵, 자전거를 타고 가던 의대 교수 판씨가 교대에 나섰다. 두 사람의 노력 끝에 여성은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고,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일부 네티즌이 "남성 교수의 손 위치가 부적절했다", "가슴을 만지는 게 분명하다"며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판 교수는 현지 언론에 "구조가 우선이라는 생각뿐이었고, 내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동료 의사가 지적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비난받을 줄 알았으면 돕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에서 CPR하면 처벌?…"그런 사례 없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도 "착한 일을 하고도 억울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 응급상황의 CPR이 성추행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표준적인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추행 유죄 판결이 나온 사례는 아직 없다. 우리 법은 오히려 선한 의지로 타인을 도운 사람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핵심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조항이다. 이 법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다 생긴 문제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민사 및 형사 책임을 면제하거나 감면해주고 있다. 심폐소생술은 법에서 정한 명백한 응급처치 행위다.


이 조항이 응급상황에서 시민들이 주저 없이 구조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의도'와 '상황'이 핵심…의료행위와 추행은 다르다

물론 의료행위를 가장한 성추행은 엄격히 처벌된다. 과거 법원은 의학적 필요 없이 진료를 빙자해 여성 환자의 신체를 만진 의사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3도7107 판결).


하지만 이는 명백한 성적 의도를 가진 범죄 행위로, 생명을 살리려는 목적의 CPR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법원은 추행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자의 의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가슴을 압박하는 행위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성추행범으로 몰릴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명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는 비극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법은 선한 의지를 가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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