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무조건 나온다"던 분양대행사, 그 말 믿었다 위약금 폭탄 맞아
"대출 무조건 나온다"던 분양대행사, 그 말 믿었다 위약금 폭탄 맞아
분양대행사 구두 약속 믿고 계약했다 대출 부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출 무조건 나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그겁니다."
이 한마디는 평범한 직장인 A씨를 4000만원 계약금과 수천만원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달콤한 약속을 믿고 오피스텔 분양 계약서에 서명한 A씨는 이제 법의 문을 두드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A씨는 기존 아파트 분양으로 이미 상당한 대출이 있어 추가 대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분양 대행사 본부장과 팀장은 손사래를 치며 "걱정할 필요 없다"고 A씨를 안심시켰다. 심지어 "잔금일 전 시세 차익을 남기고 팔 수 있게 해주겠다", "만약 안 팔리면 우리 명의로 가져가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덧붙였다.
불안했던 A씨가 이 약속들을 계약서에 명시해달라고 요구하자, 그들은 "중도금 대출이 실행되면 써주겠다"며 교묘히 빠져나갔다. 결국 A씨는 이 모든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만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걱정 말라더니" 돌변한 대행사, 위약금 청구
장밋빛 미래는 오래가지 않았다. A씨의 우려대로 중도금 대출 신청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A씨가 대책을 호소했지만, 대행사는 "다른 사람 명의라도 구해오라"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했다.
한 달 뒤, 대행사의 태도는 180도 돌변했다. 중도금 연체이자는 물론, 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분양가 총액의 10%에 달하는 거액의 위약금을 내라는 내용증명이 날아온 것이다. A씨는 "작정하고 속였다는 생각에 분통이 터진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계약서엔 없는 말, 법정에서 통할까?
변호사들은 A씨의 손에 들린 녹취록이 승패를 가를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계약서 조항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계약 체결 과정에서 있었던 기망행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김강희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대출 실행 여부는 계약의 핵심 사안"이라며 "분양사가 이를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등 기망적 설명을 한 정황이 녹취록으로 입증된다면, 민법 제110조에 따라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약금 폭탄 피하려면…골든타임 잡아라
변호사들은 A씨가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내용증명을 발송해 계약 취소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다. 내용증명이란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해주는 제도로, 향후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된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사기를 이유로 한 취소권은 사기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며 "내용증명에 계약 경위, 대행사의 허위 약속, 녹취록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속한 의사표시로 법적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