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다 160명 살해미수" 지하철 방화범, 징역 12년 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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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려다 160명 살해미수" 지하철 방화범, 징역 12년 중형 선고

2025. 10. 14 14:0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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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터널 속 방화, 대피도 불가능했다

중형 선고 이유는?

지난 5월 31일 벌어진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범행 모습 / 연합뉴스

달리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서 휘발유를 쏟아붓고 불을 질러 승객들을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승객 487명이 탑승한 지하철 내부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하저터널 통과 중 대피를 어렵게 한 점, 그리고 대중교통의 신뢰를 크게 저해한 점 등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혼 소송 불만에 '사회적 관심' 노린 치밀한 범행

구속 기소된 원모(67)씨는 지난 5월 31일 오전 8시 42분경,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열차에는 승객 487명이 탑승 중이었다. 원씨는 바닥에 휘발유를 쏟아붓고 불을 질렀으며, 이로 인해 자신을 포함한 승객 160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승객 6명이 다친 혐의를 받았다.


조사 결과, 원씨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나온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관심'을 받을 목적으로 대중교통인 지하철에서 범행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앞서 휘발유를 미리 구입하고, 정기예탁금 해지와 펀드 환매 등으로 전 재산을 정리한 뒤 친족에게 송금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정황도 확인되어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였음이 밝혀졌다. 이 화재로 총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열차 1량이 소실되는 등 3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하저터널 속 대피 불가... 죄질 극히 불량"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는 원씨에게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2년과 함께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이는 검찰의 구형(징역 20년)보다는 낮은 형량이다.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 범행의 치밀한 계획과 위험성: 원씨가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불만이라는 개인적 이유로 다수가 탑승한 전동차에 방화한 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을 지적했다.


  • 대피가 불가능했던 범행 장소: "전동차가 하저터널을 통과하는 중 범행해 대피를 어렵게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터널 안에서의 방화는 승객들의 생명을 극도로 위험에 빠뜨리는 악질적인 행위로 평가됐다. 대중교통 안전에 대한 신뢰 저해: 지하철은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러한 범죄는 "대중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일반신뢰를 크게 저해"하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 피해 회복의 미흡: 극히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역시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검찰 구형보다 낮은 징역 12년의 배경은

재판부가 검찰의 구형 20년보다 낮은 징역 12년을 선고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유리한 정상이 참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원씨가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으나, 다행히 인명 살해 결과에 이르지 않고 미수에 그쳤다는 점이 감형 요소로 작용했다. 현행법상 미수범은 기수범보다 형이 감경될 수 있다.


  • 범행의 동기: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적인 범행이 아닌,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 동기였다는 점에서 그 동기가 일반적인 무차별 범죄와는 다소 구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결국 범행의 계획성, 대중교통의 안전에 미치는 중대한 위험, 피해 회복 미흡 등 불리한 정상을 강하게 보면서도, 범행 미수 등 유리한 정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역 12년을 최종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하철 방화라는 중대 범죄에 대해 엄벌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법적 양형 기준을 따른 절제된 판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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