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노래를 트로트로? 1000만 뷰 터진 AI 커버곡, 불법 가능성 크다
박재범 노래를 트로트로? 1000만 뷰 터진 AI 커버곡, 불법 가능성 크다
"재미로 만들었어요" AI 커버곡 열풍의 그늘
변호사 "AI는 도구일 뿐, 지시한 사람에게 저작권 침해 책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6년 1월 20일 방송 장면.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힙합 가수 박재범의 대표곡 '몸매'가 구수한 트로트 꺾기 창법으로 다시 태어났다. 원곡 가수의 목소리를 AI로 학습시켜 장르를 바꾼 이른바 'AI 커버곡'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들을 법하다"는 반응과 함께 인스타그램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700만, 유튜브 합산 1000만 뷰를 넘기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최근 아이돌 노래를 트로트로, 발라드를 댄스곡으로 바꾸는 AI 커버곡이 낯선 이질감과 재미를 무기로 인기몰이 중이다. 하지만 클릭 몇 번으로 만들어낸 이 노래가 자칫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가 AI 커버곡의 법적 쟁점을 짚었다.
AI가 만든 2차 창작물? 법적으로는 '불법 저작물' 가능성 커
'몸매' 트로트 버전을 올린 유튜버는 영상 설명에 "기존 곡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작한 허구의 팬치(Fan-made)", "원본 음원을 사용하지 않았고 AI 보컬과 자체 편곡을 통해 제작된 2차 창작물"이라고 명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 만들었으니 저작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들은 이를 2차 창작물이 아닌,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2차적 저작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방송에 출연한 정은주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음악 저작권의 복잡한 구조를 지적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 변호사는 "음악은 작곡가, 작사가, 가수, 음반 제작자 등 여러 권리자의 권리가 복합적으로 담긴 저작물"이라며 "원곡 가사를 그대로 쓰면 작사가의 저작권을, 멜로디를 변경하면 작곡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AI가 불렀든 본인이 불렀든, 원작자의 허락 없이 곡의 요소를 변형해 사용하는 것 자체가 저작권 침해라는 것이다.
1분 만에 뚝딱... 쉬운 제작이 범죄 의식 흐려
문제는 기술 발전으로 저작권 침해 문턱이 너무 낮아졌다는 점이다. 유승민 작가는 "직접 앱을 사용해보니 음원 파일을 넣고 스타일만 지정하면 1분도 안 돼 근사한 노래가 나온다"며 "과정이 너무 쉽다 보니 침해라는 인식이 흐릿해지고, AI가 재창조했다는 느낌이 강해 표절이나 저작권 문제라는 인식이 희미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I가 했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다. 정은주 변호사는 "수단만 AI로 한 것이고 결국 지시를 한 것은 사람이기에, 창작하는 행위도 저작권 침해지만 온라인상에 게시하는 행위도 '공중송신권' 침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장난으로 올렸다가 '징역 5년'... 저작권 침해의 무거운 대가
단순히 재미로 공유한 AI 커버곡이라도 법적 책임은 가볍지 않다. 저작권법 위반은 형사 처벌 대상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I 기술이 가져온 놀라운 즐거움 뒤에는 원작자의 피땀 어린 권리가 있다. 무심코 누른 생성 버튼이 누군가의 권리를 짓밟고, 나아가 자신을 전과자로 만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