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썼다면 '사기'⋯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 단순 얌체짓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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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썼다면 '사기'⋯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 단순 얌체짓 아니다

2025. 06. 24 12:0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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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적발 4천건 육박

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형사처벌 사안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 적발 건수가 약 4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월 6만원대로 서울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기후동행카드'. 시민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면엔 '공짜 탑승'을 노리는 얌체족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


2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으로 적발된 건수는 무려 3,950건에 달한다. 작년 한 해 적발 건수가 11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청년이 아닌데 7천 원 저렴한 청년권을 쓰거나, 카드 한 장으로 여러 명이 돌려쓰는 것이 주된 수법이다.


운임 30배 부과하지만…"형사처벌 가능성 충분"

현재 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이 적발되면 철도사업법 제10조에 따라 해당 구간 운임과 그 30배에 달하는 부가 운임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넘어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부정사용 행위가 형법상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청년이 아니란 사실을 알면서도 청년권을 발급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서울시를 속여 7천 원의 재산상 이익을 부당하게 취한 명백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카드 한 장을 여러 명이 돌려쓰는 것 역시 '1인 1카드' 원칙을 어기고 무임승차라는 부당 이득을 취한 것이므로 사기죄 적용이 가능하다.


형사처벌의 핵심은 '고의성'에 있다. 부정사용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동에 옮겼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서울동부지법은 과거 판결에서 "형사 처벌은 범죄 행위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03고단3650 판결).


여기에 더해 주운 카드를 사용했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형법 제360조)가, 신용·체크카드 기능이 포함된 카드를 부정사용했다면 '여신전문금융업법'(제70조) 위반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


실무는 '과태료'…상습범은 예외 없어

물론, 부정 이득액이 비교적 소액이라 실제 형사 입건보다는 부가 운임 징수 등 행정적 제재가 우선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법의 관용일 뿐, 상습적이거나 조직적인 부정사용이 적발될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소액이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는 7월부터 청년권을 개찰구에 찍으면 "청년할인"이라는 음성 안내를 추가하고, 부가 운임을 50배로 올리는 법 개정도 건의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도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대책을 계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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