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투자사의 '무역법 301조' 청원…로저스 美 의회 비공개 증언 파장은?
쿠팡 투자사의 '무역법 301조' 청원…로저스 美 의회 비공개 증언 파장은?
비공개 청문회 나선 쿠팡
美 무역법 301조 발동 위한 '압박용 카드' 관측

쿠팡 임시대표가 미 하원 청문회에 비공개 출석했다. 미국 현지에서 집단소송을 이끄는 변호사는 정보 유출에 대한 경영진 책임을 묻는 것을 ‘미국 기업 차별’로 보는 건 무리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하원 청문회에 쿠팡 임시대표가 비공개로 출석한 가운데, 쿠팡을 상대로 미국 현지에서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미국 변호사가 "정보 유출에 대한 경영진 책임을 묻는 것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규정하는 것은 억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미 연방하원 법사위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의 부름을 받고 7시간 동안 비공개 증언을 가졌다.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손 변호사는 이번 청문회를 둘러싼 미국의 통상 압박 의도와 향후 소송의 핵심 쟁점을 상세히 짚었다.
美 무역법 301조 발동 만지작… "협상 우위 위한 다분한 압박"
가장 큰 관심사는 이번 청문회가 미국의 무역법 301조를 발동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지 여부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정책이나 조치가 미국 기업에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미국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고 필요시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무역 수단이다.
손 변호사는 "쿠팡에 투자한 기업들이 이미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공식적으로 청원을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미 하원 법사위 대변인이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손 변호사는 "통상 분야에서 옵션이 열려 있다는 말은 상대에게 압박을 주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손 변호사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는 프레임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로버트 포터 쿠팡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 등 일부 인사들이 이번 사안을 '미국 기업 규제'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2025년 경주에서 합의된 한미 정상의 공동 팩트시트를 근거로 들며,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은 특권이 아니라 기업 경영진이 합리적인 내부 통제와 정보보호 체계를 갖추었다는 신뢰가 전제될 때 정당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출 사고에 대해 쿠팡 경영진에게 관리 책임을 묻는 소송이나 조사를 차별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디지털 통상 질서의 책임성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골리앗 로펌 맞선 무기는 '디스커버리'… "쿠팡 내부 문건 들여다볼 것"
현재 손 변호사는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을 상대로 계약 위반, 보안 관리 부실에 대한 과실, 부당이득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쿠팡 측 대리인으로는 파트너 1인당 매출이 세계 최고 수준인 초대형 로펌 '커클랜드앤엘리스'가 나섰다.
손 변호사는 이를 "다윗과 골리앗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저희가 하려는 법적 판단과 소송 전략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다르게 접근할 이유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송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미국 소송 제도의 특징인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절차다. 디스커버리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소송 당사자들이 사건과 관련된 문서나 정보를 의무적으로 서로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손 변호사는 "미국 뉴욕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 자체가 바로 이 디스커버리 절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쿠팡 경영진 간에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보안 시스템에 대한 관리 부실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정보 유출과 관련된 꼭 필요한 사항들에 한해 내부 자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