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권대희 사건, 의료법으로 다시 기소해라" 검찰에 통보⋯법원이 받아들인 '재정신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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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권대희 사건, 의료법으로 다시 기소해라" 검찰에 통보⋯법원이 받아들인 '재정신청'이란?

2020. 10. 08 14:25 작성2020. 10. 08 14: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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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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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불기소 결정'에 불복할 경우⋯법원에 다시 판단을 요청하는 제도

고(故) 권대희 씨를 수술 중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료진을 의료법 위반으로 추가 기소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셔터스톡

성형수술 직후 환자의 과다출혈을 방치해 죽게 만든 의료진을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은 검찰에 대해, 법원이 "제대로 기소하라"고 통보했다.


'업무상 과실치사'(과실에 의한 사망사고)와 의료법 위반을 모두 적용했어야 했는데, 한 가지 혐의는 빼놓고 기소했으니 바로 잡으라는 것이다.


안면윤곽술 받다 방치당해 사망한 25살 대학생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벌어졌다. 당시 25살 대학생이었던 권대희씨는 안면윤곽술을 받았는데, 수술 중 과다출혈이 발생했다.


하지만 수술실에 있던 의사들은 지혈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다른 수술 일정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간호조무사 한 명이 남아 지혈 조치를 했지만, 권씨는 끝내 사망했다.


검찰은 자신들이 수술한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했는데도 자리를 뜬 성형외과 원장 장모(51)씨와 동료 의사 신모(31)씨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했다. 권씨 유족들은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를 시킨 건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지만, 왜인지 의료법은 적용되지 않았다.


'기소권 독점'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 재정신청

의료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당시 수술을 집도한 성형외과 의사들의 면허는 정지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의사들 입장에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 게 최우선적인 사항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자,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수술실에서 지혈 업무를 한 간호조무사는 어떤 혐의도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불기소)도 논란이 됐다. 이에 유족들은 법원을 찾았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모두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기소에 대한 거의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은 법원에 부여돼있는데, 바로 '재정신청'(裁定申請)이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 등이 법원에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로,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검찰은 의무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재판부 "검찰, 의료법으로도 기소하라"

권씨 유족의 재정신청은 서울고법 형사31부(재판장 윤성근 부장판사)가 맡았다.


윤 부장판사는 수술 당일 권씨가 피를 많이 흘렸는데도 의사 두 명이 자리를 뜨고 간호조무사가 혼자 지혈한 행동은 의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과 신청인들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면 (의료법 위반과 관련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간호조무사가 자격 없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고, 이 과정에 의사인 장씨와 신씨가 공모한 혐의는 재판 과정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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