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요" 인터넷에 올린 글, 사실은 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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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요" 인터넷에 올린 글, 사실은 법 위반?

2020. 04. 22 17:11 작성2020. 04. 22 17:21 수정
김진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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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심정과 함께 자살 방법에 대한 글 올린 A씨

다른 이용자에게 자살 예방법 위반으로 신고 당해

변호사들 "자살 정보 유통으로 볼 수 있어 '자살 예방법 위반' 해당, 하지만⋯"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을 겪었던 A씨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런데 '자살예방법 위반’으로 신고를 당했다. 글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싶었던 A씨는 일이 커진 것 같아 당황스럽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요. OO로 XX하면 죽을 수도 있다던데⋯."


얼마 전 A씨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을 겪었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렇게라도 자신의 심적 고통을 덜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A씨는 나중에 달린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가 '이 글' 신고했다고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다. '자살 예방법 위반'이라고 했다.


놀란 A씨는 바로 경찰서에 가서 자신이 글을 올렸다고 자수했다. A씨는 일이 커진 것만 같아 당황스럽다. A씨는 자살 예방법이 있는지도 몰랐고 단순히 힘들었던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A씨는 신고된 내용으로 처벌받아야 하는 것일까? 변호사들에게 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죽고 싶다" 인터넷에 올린 글, 자살예방법 위반은 맞다

이 사안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우선 A씨의 글이 자살예방법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와 리라 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A씨의 글은) 자살예방법에 따라 자살 유발정보를 유통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정부는 자살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다. 김현중 변호사가 언급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자살예방법)이 그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자살 유발정보를 유통해선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에서 규정한 자살 유발정보란 ①자살 동반자 모집정보 ②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정보 ③자살을 실행하거나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 사진 또는 동영상 등의 정보 ④자살 위해물건의 판매 또는 활용에 관한 정보 ⑤명백히 자살 유발을 목적으로 하는 정보를 말한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는 "자살과 관련된 지식을 말하면서 죽고 싶다고 표현했기 때문에, 자살을 적극적으로 부추기거나 자살행위를 돕는 데 활용되는 정보를 유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반드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A씨가 반드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A씨가 다른 사람이 자살하도록 일부러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 힘든 일을 겪어 "죽고 싶다"는 본인 심정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성현 변호사는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자살을 부추기거나 자살행위를 도운 것이 아니므로 벌금형 이상 처벌받을 확률은 낮다"고 했다. 만약 경찰 조사가 진행돼도 반성하는 태도로 상황설명을 잘하면 처벌을 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수 변호사도 "A씨가 수사기관에 고의로 자살 정보를 유통한 게 아니고 실제 힘든 상황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면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가 단순히 너무 힘들었던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면, 자살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해도 처벌까지는 안 될 거라는 설명이다.


※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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