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해운사 담합도 제재 가능' 역사적 판결... 15년간 962억 과징금 부과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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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해운사 담합도 제재 가능' 역사적 판결... 15년간 962억 과징금 부과 정당

2025. 05. 18 13:16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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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남아 항로 120차례 운임 담합 해운사들 '패소'

기사 본문 내용에 기반하여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대법원이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할 수 있다는 첫 판단을 내렸다. 이는 해운법에 따른 정당한 공동 행위라며 공정위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온 해운업계의 항변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15년간 지속된 해운사들의 담합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공정위의 권한이 최종 인정되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24일 국내외 해운사 10여 곳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소송은 2022년 공정위가 고려해운, 에버그린, HMM 등 국내외 23개 해운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962억원을 부과한 것이 발단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해운사들은 2003년부터 약 15년간 한국-동남아 수출입 항로에서 120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운사들은 "해운법에 따른 정당한 공동 행위"라며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운법 29조는 외항 정기 화물 운송 사업자들의 운임 조건 관련 공동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해운사들은 또한 해운법이 업체들이 부당하게 운임 요금을 인상하는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이를 공정위에 통보하도록 규정하는 점을 들어, 규제 권한은 해수부에 있고 공정위는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도 "해운 공동 행위는 고객인 화주들에게 이익이 된다. 특수성이 있다"며 해운사들의 입장을 지지했다.


서울고법은 "공정위가 해운사를 규제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입법 취지와 개정 경과 등을 고려했을 때, 공정거래법은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헌법상 요구되는 사회적 시장경제 질서를 구현하기 위한 법률"이라며 "다른 법률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이상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한 "해운법에는 공동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공정위에 공동 행위를 규제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해운법이 허용하는 공동 행위라 하더라도, 그 허용 범위를 넘어서거나 부당한 공동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규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법률적용 우선순위(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운사들은 해운법이 특별법으로서 공정거래법(일반법)에 우선한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해운법에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특별법이 일반법에 우선한다는 원칙이 무조건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특별법에 일반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부당공동행위(담합) 측면에서 볼 때, 해운사들이 15년간 120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한 행위는 명백한 부당공동행위에 해당한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들이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거나 유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시장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후생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산업별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정한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한 공정거래법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해운법과 같은 특별법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규제할 수 있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해운사와 공정위 간의 여러 관련 재판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해운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공정거래법의 적용 범위와 한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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