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싸가지 없다” 후기, 1심은 유죄·2심은 무죄…법원 판단 갈렸다
“사장이 싸가지 없다” 후기, 1심은 유죄·2심은 무죄…법원 판단 갈렸다
벌금형 뒤집은 항소심
“비싼 펜션에 불만 표현, 죄 안 된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0만 원이 넘는 펜션에 묵고 "사장이 싸가지 없다"는 취지의 후기를 남긴 40대 투숙객이 1심 판결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소비자가 비싼 요금을 내고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면, 다소 거친 표현으로 불만을 표출했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춘천지방법원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 강원도에 있는 한 펜션에서 1박에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내고 숙박했다. 하지만 그는 낙후된 시설과 악취 등으로 밤잠을 설친 뒤 다음날 새벽 일찍 퇴실했다.
이후 지도 애플리케이션 리뷰란에 24줄에 걸쳐 가격 대비 부실한 시설과 불쾌했던 경험을 지적하며 글 말미에 "제일 기분 나쁜 건 여기 사장이 손님 대하는 태도"라고 적었다. 이 표현이 문제가 되어 A씨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피고인이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했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것이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 범위에 있으며, 상식에 어긋나지 않아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먼저 "숙박 비용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이라며 "좋은 서비스를 받지 못한 피고인으로서는 불만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싼 요금을 낸 만큼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고, 이에 미치지 못했을 때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다.
이어 온라인 리뷰 공간의 특수성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온라인 리뷰 공간은 별점과 후기를 통해 고객이 느꼈던 불만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라며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있더라도 이는 공간의 성격에 비추어 용인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의 표현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을 수준은 아니라고도 선을 그었다. 법원은 "피고인이 숙박에 지출한 비용, 모욕적 표현의 반복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의 글에 19명이 '좋아요'를 눌렀다는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다른 사람들 또한 해당 글에 어느 정도 공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