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예정’ 부부의 상간 사건…법원 “혼인 유지 의사 없었다”
‘이혼 예정’ 부부의 상간 사건…법원 “혼인 유지 의사 없었다”
“이미 끝난 결혼이었다”…법원, 상간녀에 ‘무죄·0원’ 선고
“둘 사이에 방해꾼 된 기분”…상간녀 소송 뒤집은 카톡 한 줄
이미 혼인 파탄 인정 시 상간자 책임 부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손해배상(기) 청구 소송에서 원고 A가 피고 B에게 3010만 원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전면 기각하고 소송비용까지 원고가 부담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이는 제3자인 피고 B가 원고 A의 배우자 C와 교제했음에도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례적인 판결이어서 법조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원고 A와 배우자 C가 2021년 12월에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라는 기초 사실에서 시작된다.
피고 B는 C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알면서도 2024년 10월경부터 C과 연인 관계로 발전하여 교제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부정행위'는 혼인 공동생활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배우자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 책임이 발생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 B와 C의 교제 시점에는 이미 A와 C의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둘 사이에 방해꾼 된 기분…" 교제 묵인한 카톡 메시지가 결정타
법원이 혼인관계 파탄을 인정한 근거는 A와 C가 주고받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정황들이었다.
법원 심리 결과, 원고 A와 배우자 C는 2024년 1월경부터 이혼에 관한 대화를 시작했으며, 2024년 8월에는 재산분할과 이혼 서류 작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것은 원고 A가 배우자 C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었다. A는 C에게 "어차피 우리 이혼하는데 상관 없겠지만 그동안 고마웠다. 잘지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잠을 그 여자집에서 자냐"라고 물은 뒤 C이 "잘수 있으면 자"라고 답하자, "내가 빨리 정리해줘야 하는 거 지? 둘 사이에 방해꾼 된 기분이라서."라는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했다.
'제3자 교제 용인' 합의 인정, 불법행위 성립 조건 뒤집혀
재판부는 이러한 대화들을 종합하여 원고와 C 사이에 "제3자와의 교제를 용인하자는 합의까지도 이루어졌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에는, 설령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제3자의 성적 행위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2014. 11. 20. 선고 2011무299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의 법리가 적용되었다.
재판부는 "원고의 내심의 의사가 무엇이었는지와 별개로 C과 피고 사이의 교제가 이루어질 무렵에는 이미 원고와 C 사이의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며, "C과 피고 사이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원고와 C 사이의 혼인관계가 악화되거나 파탄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미 파탄 난 혼인 관계에서는 제3자와의 교제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 A의 3010만 원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해당 판결은 부부가 이혼 전이라도 실질적인 혼인관계 파탄의 정도가 명확히 입증될 경우,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될 수 있다는 법적 기준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