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사진 도용해 불법 도박 홍보…경찰은 "수사 어렵다"는데, 변호사들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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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사진 도용해 불법 도박 홍보…경찰은 "수사 어렵다"는데, 변호사들은 "가능하다"

2022. 02. 15 18:51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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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육아스타그램' 글과 사진 통째로 가져가 사칭 계정 운영

경찰 찾아갔지만 "조사 어렵다"⋯'초상권 침해'는 형사 처벌 대상 아니라서

변호사들 "잘못된 시각⋯명예훼손으로 가해자 처벌 가능"

아이와의 일상과 추억을 공유하려 만든 '육아스타그램'이 불법 도박 사이트 홍보에 쓰였다면 어떨까. 이를 알게 된 A씨는 경찰에 신고했는데 "조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안을 살펴 본 변호사들은 경찰과는 다른 말을 했다. /JTBC 캡처

SNS에 아이의 성장 과정과 추억을 공유하는 '육아스타그램(육아+인스타그램)'이 유행이다. A씨 역시 아이와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최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자신이 올린 사진과 글이 통째로 '도용' 당한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사칭한 계정에서는 '불법 도박'을 홍보하고 있었다.


사칭 계정은 A씨의 사진과 글을 도용하면서 소개말을 '재테크 부업 〇〇맘'이라고 적었다. 더욱이 프로필에 적힌 링크를 누르면 대화가 가능했는데, 이곳에서도 프로필 사진에 A씨의 사진을 걸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A씨를 '부업으로 불법 도박을 홍보하는 주부'라고 착각할 수 있었다.


현재 A씨가 올린 사진 등을 이용해 만든 사칭 계정만 3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 상황. 하지만 경찰은 "조사가 어렵다"며 A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초상권 침해는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게 아니어서⋯."


변호사들 "경찰 말 사실 아니다, 형사 처벌될 수 있는 사안"

누군가 A씨를 사칭했다고 해도, 이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수사 진행이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이 말은 사실일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초상권 침해 행위로 한정해서 본 잘못된 시각"이라며 "가해자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수사 진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사칭 계정은 A씨의 사진과 글을 도용하면서 소개말을 '재테크 부업 〇〇맘'이라고 적었다. 이후 문의를 하면 '불법 도박'을 홍보했다. /JTBC 캡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일명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사안이라는 취지였다. SNS 등 정보통신망에서 비방의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이 죄가 성립한다(제 70조 제1항). 처벌 수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팬심, 스토킹의 일환으로 만든 단순 사칭 계정이라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므로 명예훼손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다르다"며 "가해자가 적극적으로 '재테크 부업하는 엄마'라는 허위 사실을 적어 피해자가 불법 도박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으므로 이 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오현의 이주한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A씨의 사진을) 불법 도용하고, 피해자가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허위 사실을 드러냈으므로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에 공익성 또한 전혀 없으므로 이 죄의 구성요건인 '비방의 목적'까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유사한 사건에서 가해자가 처벌된 판례도 존재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SNS 사진을 도용해 온라인 방송에서 피해자를 사칭한 사건이었다. 당시 가해자는 "용돈을 주면 (자신과 결혼이) 가능하다"며 피해자의 소비 생활 등에 대해 허위사실을 퍼뜨렸고, 법원은 비방의 목적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오현'의 이주한 변호사, 'PD&LAW 법률사무소'의 한상훈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다만, PD&LAW 법률사무소의 한상훈 변호사는 "사이버 명예훼손으로는 실제 처벌까진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신 형법상 신용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형법 제313조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사칭 계정 삭제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일 세 가지

A씨를 사칭한 몇몇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유사한 피해 사례는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 사칭 계정의 빠른 삭제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아나가라"고 조언했다.


먼저, '①형사 대응'이었다. 이주한 변호사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는 사안이므로 형사 대응을 통해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빠르게 특정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동시에 "②각종 임시처분을 걸어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보통신망법(제44조의2)을 근거로 인스타그램 측에 정보(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하고, 민사적으로 법원에 게시물 삭제 및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거는 방법이었다.


이때 가해자의 특정이 어렵다면, "③방송통신심의원회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을 근거로 명예훼손 사실을 소명하면, 방통위로부터 가해자의 개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훈 변호사도 "(비슷한 일이 생기면) 방통위에 명예훼손 분쟁 조정 신청을 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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