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신 '마스크 판매' 책임진 약사들, 협박당할 '각오'도 요구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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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신 '마스크 판매' 책임진 약사들, 협박당할 '각오'도 요구당하고 있다

2020. 03. 13 17:38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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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공급에도 '구매 대란'⋯스트레스에 '마스크 취급' 포기도

시민들에 폭언 및 협박당하는 약사들⋯혹시 공무집행방해죄 적용 가능할까

13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약국이 공고한 게시물이 크게 퍼졌다. "마스크 취급 포기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구매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약국을 공적 판매처로 지정하고 그곳에 물량을 우선 공급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필요한 수량을 따라가긴 역부족이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약사에게 애꿎은 분노를 쏟아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일 경기 광주시에서는 마스크를 사지 못한 60대 남성이 낫을 들고 약사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고, 10일 경기 하남시에서는 40대 남성이 약국 출입문을 발로 차 파손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마스크 판매 지정 약국'을 포기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혼잡한 시국에 정부 대신 마스크를 공급할 책임을 떠안은 약사들.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적용해 이런 위협들에서 약사와 약국 직원들을 보호할 순 없는 걸까.


약사들은 정부를 향해 합당한 보호책 강구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약사는 공무원이 아니어서 법 적용에 공백이 있다"는 입장이다.


"퇴근 후 밤길 조심해라" 폭언 및 협박⋯결국 약국은 마스크 취급 포기

13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약국이 공고한 게시물이 크게 퍼졌다. "마스크 취급 포기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었다.


이 글에는 "포기 이유를 묻는 분들이 많아 안내드린다"며 "12일 마스크 구매 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이모씨로부터 폭언⋅욕설⋅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이모씨는 이 약국 직원들에게 "퇴근 후 집에 가는 밤길 조심해라. 누군가가 너를 치거나 찌르고 간다면 그건 나일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약사님과 여직원들의 신변 안전까지 위협한 이모씨의 폭언으로 인해 본 약국은 마스크 취급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게시글에는 약사에게 삿대질하는 남성의 모습과 경찰에 연행되어 가는 모습이 찍힌 사진도 실려 있었다.


13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정부는 약국을 공적 판매처로 지정하고 그곳에 물량을 우선 공급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필요한 수량을 따라가긴 역부족이다. /연합뉴스


'마스크 판매' 공적인 업무를 방해한 사람들, 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 못 할까

피해를 본 약사들은 가해자들을 엄하게 처벌해달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런데 적용할 수 있는 법 조항 중 가장 처벌 수위가 높은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6조)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약사를 공무원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라며 "공적 마스크 판매 지정 약국의 약사는 감염병의 대비와 관련하여 업무의 성격이 공적인 요소는 있으나, 공무원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워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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