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잔소리 듣기 싫어서" 10대 형제가 저지른 끔찍한 패륜범죄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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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잔소리 듣기 싫어서" 10대 형제가 저지른 끔찍한 패륜범죄의 이면

2025. 06. 24 12:0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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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키워준 은인을 60차례 찔러 살해한 조손가정 비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1년 8월 30일 새벽, 대구의 한 가정에서 93세 할아버지의 다급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손자가 아내를 흉기로 찔렀다"는 절박한 목소리였다.


출동한 경찰이 목격한 현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참혹함 그 자체였다. 거실에는 77세 할머니가 머리, 어깨, 팔 등 온몸에 60차례가 넘게 찔린 채 피범벅이 되어 쓰러져 있었다. 할머니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다발성 장기 손상과 과다출혈로 결국 사망했다.


범인은 다름 아닌 할머니와 함께 살던 손자 형제. 당시 18세와 16세에 불과한 두 형제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였다.


"할머니 죽일래?"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살인 계획

사건 당일 저녁, 형은 동생에게 충격적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할머니 죽일래?" 동생의 답변은 더욱 차가웠다. "맘대로."


형은 이어 "어차피 우리처럼 머리 나쁘고 배운 거 없는 사람들은 20살이 돼도 굶어 죽어. 알바도 안 뽑아주고. 가망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사람 한 번에 죽이는 법'을 검색한 후, 불과 2시간도 지나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


할머니가 "칼 들고 뭐하냐. 찔러봐라"며 휴대전화 쪽으로 다가가자, 형은 주저 없이 흉기를 휘둘렀다. 할머니는 설마 내 손자가 정말 나를 해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범행 후 보인 충격적인 행동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범행 이후 형제의 행동이었다. 형은 할머니를 살해한 후 거동이 불편한 93세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도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라고 위협했다. 다행히 동생이 "할아버지는 놔두자"며 만류해 추가 살인은 막을 수 있었다.


형제는 거실에 낭자한 핏자국을 닦고 향수를 뿌린 뒤 샤워까지 했다. 경찰 조사에서 형은 "웹툰 못 봐서 아쉽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죄책감이나 후회보다는 일상으로의 복귀에만 관심을 보인 것이다.


10년 넘게 키워준 할머니를 살해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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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할머니를 살해한 이유는 '잔소리'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평소 "게임만큼 공부도 열심히 해라", "밤중에 왜 커피를 마시느냐"며 꾸짖곤 했다. 특히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말에 형제는 큰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사건 전날에도 할머니로부터 "왜 너희가 급식카드를 가지고 편의점에서 먹을 것도 사오지 않느냐", "성인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들었고, 이것이 살해를 결심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 형제는 부모 이혼 후 친모와 1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조부모와 함께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해왔다. 할머니는 10년이 넘도록 이들을 키워온 사실상의 양육자였다.


재판 과정에서 형제의 불우한 성장 환경이 드러났다. 형이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가 이혼했고, 잦은 양육권자 교체와 어머니의 폭행,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며 자랐다.


동생은 "범행 때 형의 눈빛이 무서워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며 "나도 할머니 잔소리가 너무 싫어 죽이는 상상을 한 적은 있었다. 형도 말로만 그런 줄 알았는데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줄은 몰랐다"고 증언했다.


논란이 된 1심 판결

검찰은 형에게 무기징역, 동생에게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형에게 징역 장기 12년~단기 7년과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명령했고, 동생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석방했다.


재판부는 "할머니의 언행을 일순간 공격으로 받아들인 우발적 범행의 성격이 강하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어 균형 잡힌 인격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 타고난 악성 때문은 아니다"라며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판결은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잔혹한 범죄에 감성적 판결을 내렸다", "미래의 범죄자를 사회에 내보내는 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반복되는 조손가정 패륜범죄

23일 방송된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범죄는 처음이 아니다. 2024년 강릉에서도 20대 손자가 자신을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했다는 이유로 할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2월에는 부산에서 20대 남매가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친할머니를 살해했다.


로엘 법무법인의 권은택 변호사는 방송에서 "국내 조손가정 수는 통계청 기준으로 11만 가구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조손가정의 특징은 조부모 자신도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고령, 건강악화, 경제적 빈곤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손자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분들이 많지만,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과 정서적 소통의 단절이 파국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 변호사는 이런 범죄를 단순한 개인 일탈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손가정, 저소득가정, 정신질환자, 위기청소년 등이 겹치는 복합위기 가정에 대한 선제적 개입 체계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어 "단순 생계지원이 아닌 정서적·심리적 돌봄체계, 학교와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관리, 그리고 가정 내 위험신호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의 도입이 시급하다"며 "특히 교육청, 지자체, 경찰, 복지기관이 협업하는 통합 관리 체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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