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사랑해" 아내의 불륜 메신저…이혼 없이 상간남만 소송 가능할까?
"자기야 사랑해" 아내의 불륜 메신저…이혼 없이 상간남만 소송 가능할까?
연애 10년·결혼 6년 차 아내, 직장동료와 불륜 정황
이혼 없이 상간남 단독 소송 가능
불법 증거수집은 역풍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년의 연애 끝에 결혼해 아들까지 둔 남성이, 아내의 노트북에서 "자기야, 사랑해"라는 메신저 대화를 발견했다.
상대는 아내의 회사 동료 남성이었다. 당장 이혼서류를 던지고 싶었지만, 어린 아이를 생각하니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그는 혼인관계는 유지하되, 가정을 흔든 상간남에게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고 했다.
2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6년 차 A씨의 이 같은 사연이 소개됐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이준헌 변호사가 출연해 상간자 소송의 요건, 증거 확보 방법, 그리고 소송을 둘러싼 현실적 리스크를 짚었다.
연애 10년 아내가 회사 동료와 "자기야 사랑해"
A씨의 아내는 언제부터인가 대화를 끊어버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책 이야기를 꺼내도 "당신은 잘 모르잖아"라며 선을 그었다.
A씨는 이과 출신이라 공감대가 부족한가 싶어 인문학 책까지 찾아 읽었지만, 돌아온 것은 더 두꺼운 벽이었다.
아내는 어느 순간 휴대전화에 새로 비밀번호를 걸었고, 퇴근 후나 주말에도 "회사 업무 때문"이라며 자리를 피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켜진 채로 놓여 있던 아내의 노트북에서 메신저 대화가 눈에 들어왔다. 상대는 같은 회사 남성 동료였다.
대화에는 "주말에 보고 싶다", "자기야, 사랑해" 같은 애정 표현이 가득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화면을 캡처해 뒀다. 현재 그가 가진 증거는 그 캡처 몇 장이 전부다.
이혼 없이 상간남만 상대로 위자료 소송 가능
A씨처럼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자에게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는 실제로 적지 않다.
이준헌 변호사는 "한 번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아이 때문이거나 양육비·재산분할 같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이혼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상간 소송은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로,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더라도 제3자가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 상간자만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혼 없이 단독으로 상간 소송을 진행할 경우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 액수는 이혼을 함께 진행할 때보다 다소 낮게 책정될 수 있다.
또한 판결 이후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의 구상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배우자에게 재산상 영향이 오지 않도록 소송 전략을 사전에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자기야, 사랑해" 메신저 캡처, 법원에서 증거 될까
노트북에서 발견한 메신저 캡처가 법정에서 유효한 증거가 될 수 있을지도 핵심 쟁점이다. 이 변호사는 "메신저 대화 내역은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매우 강력한 핵심 증거"라고 말했다.
현재 민사상 부정행위는 성관계를 직접 입증하지 않더라도, 정조의무를 위반한 연인 관계 형태의 애정 표현이나 데이트 정황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된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에서 더 확실하게 인정받으려면 애정 표현 한두 문장보다 지속적인 대화 흐름, 서로를 부르는 애칭, 여행이나 숙박업소 이용 정황이 담긴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대화 상대방의 이름, 프로필 사진, 전화번호가 함께 나타나도록 캡처해야 상간자의 신원 특정과 증거 능력 인정이 수월해진다.
한편 상간자 측이 "기혼자인 줄 몰랐다"고 발뺌할 경우를 대비해, 기혼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 예컨대 "남편한테 안 걸렸어?", "아이들은 자?" 같은 대화를 찾아내는 것이 승패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같은 직장 동료라면 사내 복지나 결혼식 참석 이력 등으로 기혼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게 인정된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위치추적기·흥신소 의뢰, 오히려 형사 처벌 역풍
더 확실한 증거를 잡기 위해 A씨는 아내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거나 탐정사무소에 의뢰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절대 권장하지 않으며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하거나 불법 미행을 통한 사생활 침해, 타인의 휴대폰을 몰래 엿보는 행위 등은 모두 범죄에 해당한다.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민사 소송에서 증거로 채택되더라도 형사 처벌을 역으로 받을 수 있어, 실익보다 손해가 훨씬 클 수 있다.
"상간 소송에서 위자료 몇천만 원을 받으려다 본인이 형사 처벌을 받고 전과자가 되거나, 오히려 상대방에게 합의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탐정업 합법화에 대한 오해도 짚었다. 탐정업이 합법화됐다고 하더라도 탐정이 수행하는 개별 업무에 불법 행위가 포함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의뢰인도 함께 처벌받을 수 있다.
합법적인 대안으로는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통해 숙박업소나 건물 CCTV 영상을 신속히 확보하거나, 소송 개시 후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해 카드 결제 내역과 계좌 송금 내역을 받아보는 방법이 있다.
아내 소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도 본인에게 관리 권한이 있는 경우 직접 추출해 음성 파일을 확보할 수 있다.
분통이 터져 상간남 회사나 가족에게 직접 알리고 싶은 마음도 이해되지만, 사실을 말하더라도 명예훼손죄나 협박죄로 형사 고소를 당할 수 있어 절대 삼가야 한다.
상간남도 유부남이라면, 위자료가 상쇄될 수도
소송을 진행하기 전 반드시 따져봐야 할 현실적인 변수도 있다. 만약 상간남 역시 기혼자라면, A씨가 상간남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순간 소장 송달을 통해 상간남의 아내도 불륜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경우 상간남의 아내가 A씨의 아내를 상대로 상간녀 위자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A씨가 상간남에게 2,000만 원의 위자료를 받더라도, A씨의 아내가 상간남 아내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게 되어 결국 경제적으로는 얻는 게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혼 없이 상간 소송만 진행하려는 경우 소송의 실익이 있는지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
소멸시효도 놓쳐서는 안 된다.
상간 소송의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다.
상간남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된 날부터 3년 이내에 소장을 접수해야 한다.
소송 기간은 소장 접수부터 최종 판결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며,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전면 부인할 경우 1년 이상 장기화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