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비틀거리며 걷다 여성 가슴 훑은 남성…강제추행 혐의 벗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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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해 비틀거리며 걷다 여성 가슴 훑은 남성…강제추행 혐의 벗은 이유

2026. 03. 12 12:07 작성2026. 03. 12 12:07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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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의성 없다" 무죄

길에서 여성 가슴을 스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법원이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야간에 길을 걷다 마주 오던 여성의 가슴을 스쳐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게 법원이 고의성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8월 29일 밤 9시 58분경, 광주 서구의 한 약국 앞 길거리에서 벌어졌다. 출장을 마치고 1, 2차 술자리를 연달아 가진 피고인 A씨는 극심하게 취한 상태로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피해자 B씨(31·여)가 걸어왔고, 두 사람이 좁은 거리를 교차해 지나가는 순간 A씨의 오른손 바닥이 B씨의 오른쪽 가슴 부분을 훑듯이 스쳤다. 이 일로 A씨는 여성의 가슴 부위를 기습적으로 만져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손이 닿은 건 맞지만, 의도한 것 아냐"


형사 재판의 핵심 쟁점은 범행의 '고의성'이었다. 법원 역시 A씨의 손이 B씨의 신체에 닿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하지만 유죄가 성립하려면 합리적 의심 없이 강제추행을 하겠다는 고의가 증명되어야 한다.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방법원 장찬수 판사는 현장이 촬영된 CCTV 영상과 A씨의 당시 상태를 면밀히 분석한 끝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CCTV 영상 속 A씨는 사건 발생 이후에도 곧바로 귀가하지 못하고 현장 부근을 비틀거리며 배회할 정도로 심각한 만취 상태였다. 특히 A씨의 손 모양이 무죄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A씨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평소에도 워킹앱을 하다 보니까 손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어요"라고 진술했다. 실제로 CCTV 영상에는 A씨가 B씨를 비켜 갈 때 오른손이 'ㄴ'자 모양으로 꺾여 올라가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장찬수 판사 "밀접한 거리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접촉일 수 있어"


장찬수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영상에는 접촉하는 바로 그 순간 피고인의 오른손이 B씨 쪽으로 더 내밀어진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를 두고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손을 뻗었다고 바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워킹앱을 보기 위해 굽힌 팔이 걸음걸이에 따라 흔들리며 의도치 않은 접촉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장 판사는 "피해자 B씨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가슴을 훑듯이 스쳤다는 것"이라며 "이는 밀접한 거리를 두고 비켜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의도치 않은 신체적 접촉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 A씨에게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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