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믿음으로 기다린 입사 예정자 배신한 사장⋯법원 "3000만원 배상해라"
7개월간 믿음으로 기다린 입사 예정자 배신한 사장⋯법원 "3000만원 배상해라"
채용 확정 뒤, 통역 일도 도와주며 기다렸지만⋯차일피일 밀린 입사
결국 회사 대표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법원 "3000만원 배상해라"
법원이 손해배상액 전부 인정해준 결정적 포인트는?

기존 회사를 퇴사하고, 합격한 다른 회사 입사 포기까지 했는데 7개월간 '감감무소식'이었던 회사 대표. 기다리다 못한 A씨는 대표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과연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셔터스톡
지난해 4월, 중국에서 근무하던 A씨는 '△△회사' 대표 B씨에게 이직을 제안받았다.
A씨가 입사를 수락하며 일은 빠르게 진행됐다. 일사천리로 근무 조건과 입사예정일이 확정됐다. 기존에 근무하던 회사는 이직 제안을 받은 지 2주가 안 된 시점에 퇴사했다.
하지만 입사 예정일이 지나도, A씨는 새 회사에 출근하지 못했다. 입사를 포기한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이직을 결정한 △△회사 대표 B씨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 출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락을 기다린 시간만 7개월. 그러는 사이 A씨는 10년간의 해외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와야 했다. A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기 전까지, △△회사 대표 B씨에게서는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A씨는 중국에서 나름 이름있는 기업에서 4년간 일했었다. 그가 이직을 알아볼 때만 해도, 그의 미래는 밝았다. 당시 A씨는 문제가 된 B씨 회사 말고도, '〇〇회사'에 합격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둘 다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는 것은 동일했다.
그럼에도 B씨의 회사를 선택한 건 '신뢰감' 때문이었다. B씨는 영업허가증 등 각종 서류를 보여주며 "우리 회사는 믿을만하고 미래가 유망하다"는 취지로 A씨를 설득했다. 근무 조건도 마음에 들었다.
마음을 정한 A씨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고, 이미 합격했던 '〇〇회사'에는 "입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B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B씨는 A씨를 이미 직원처럼 여겼다. 입사를 하기로 한 날 이전에도 꾸준히 연락했다. 지역방송에 회사의 '중국 수출 프로젝트'가 보도됐다며, '유망한 회사'임을 강조했다. A씨에게 회사 업무 중 일부인 중국어 번역도 맡기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연락 두절이 된 B씨. A씨가 수소문 끝에 B씨에게 연락하자 그는 "병원에 있다"며 입사를 8월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때가 6월이었다. 두 달을 더 기다린 A씨. 하지만 B씨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차일피일 입사는 밀렸고, 이 일로 A씨는 상당한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B씨가 명확하게 "입사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하지 않았기에, 다른 회사에 취업하기도 애매했다. 그러면서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했고, 결국 결혼을 준비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기다리다 못한 A씨는 지난해 말, B씨를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 회사를 다녔거나, 〇〇회사로 이직했다면 받을 수 있던 7개월간의 급여와 위자료 등이 합해진 금액이었다.
지난 5월, 이 소송을 심리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재판부는 원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 피고에게 원고가 청구한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피고 B씨의 행동을 '계약자유의 원칙'에 어긋나는 위법한 행위로 봤다. 해당 원칙은 개인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원칙이다. 단, 민법 제535조에 따라 계약의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것을 안 사람(대표)은 상대방(A씨)이 계약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어 발생하는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실제로 피고의 회사는 원고의 입사예정일 무렵 채무불이행 상태였다. 회사가 유망하지도, 직원을 채용할 여력도 없었다. 하지만 피고는 이를 원고에게 알리지 않았고, 회사가 "매우 건실하다"고 속이기까지 했다.
해당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현재의 조석근 변호사는 "입사 예정인 회사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은 시점과 퇴사와 다른 회사 입사를 취소 통보한 시점을 비교했다"며 "통상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취업 기회 상실로 인해 1년 가까이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받은 자료도 모두 증거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때, A씨가 B씨에게 기존 회사의 퇴사와 '〇〇회사'의 입사를 취소했다고 B씨에게 알린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조 변호사는 "특별손해는 상대가 알아야만 배상 범위에 포함된다"며 "상대방 때문에 퇴사와 입사 취소를 했다고 미리 알린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