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폭포처럼 쏟아졌는데…병원 전부 거부했다” 임라라의 응급실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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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폭포처럼 쏟아졌는데…병원 전부 거부했다” 임라라의 응급실 지옥

2025. 10. 29 10:2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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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출혈 산모 거부 병원

응급의료법상 '3년 이하 징역' 현실화될까?

엔조이커플 유튜브 캡쳐

최근 쌍둥이 남매를 출산한 개그우먼 임라라(본명 임지현)가 위급한 산후 출혈 상황에서 인근 병원들의 수용 거부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를 겪었던 충격적인 경험을 공개했다.


임라라는 남편인 개그맨 손민수와 함께 부부의 유튜브 채널 ‘엔조이커플’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현행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임라라는 제왕절개 수술 후 9일 만에 갑작스러운 대량 하혈이 발생하여 구급차에 탑승했다.


남편 손민수는 "라라가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은 소리가 나는 건 줄 알았는데 피가 계속 몇 분 동안 쏟아지는 소리였다"며 당시의 심각성을 전했다. 임라라는 구급차 이송 중 수차례 기억을 잃었으며, "30~40분 거리에 있는 출산했던 병원으로 가는 동안 기절만 10번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산후 출혈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 있는 산모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다"며, "의식을 차릴 수 없는데 차리라고 하는 그 긴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집 근처에) 병원이 많은데 왜 안 받아주지, 이렇게 하면 누가 아기를 낳겠나’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느꼈던 절망감을 토로했다. 결국 인근에서 수용하는 응급실이 없어 출산했던 병원에서만 받아주겠다고 해 30~40분 거리를 이동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응급환자 수용 거부, 정당한 사유 없으면 위법"...법의 판단은?

산후 출혈은 즉시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명백한 응급환자에 해당한다.


법조계는 이처럼 생명이 위급했던 임라라에 대해 인근 병원들이 수용을 거부한 행위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48조의2 제2항은 응급환자 수용능력 확인 요청을 받은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산후 출혈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며(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다33485 판결), 응급환자 수용 거부의 '정당 사유'는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된다.


단순한 인력 부족, 일반 병상 부족, 경제적 사정, 또는 전문과목 불일치 등의 사유는 원칙적으로 응급환자 수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 인근 병원들이 임라라의 수용을 거부한 것이 단순 병상 부족이나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와 같은 사유였다면, 이는 응급의료 거부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법률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다음과 같다.


  • 해당 의료기관의 능력으로는 적절한 응급의료를 할 수 없는 경우: 특정 수술 장비나 중환자실 병상이 없어 수술 후 집중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등이 해당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의료기관은 적절한 응급의료가 가능한 다른 의료기관으로 지체 없이 이송해야 할 의무가 있다.


  • 환자 본인이 명시적으로 응급의료를 거부하는 경우: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거부. 다만, 보호자의 경제적 이유 등에 의한 거부는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 환자가 응급환자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상 정의된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임라라의 경우와 같이 대량 출혈로 인해 구급차 이송 중 여러 차례 의식을 잃을 정도로 위급한 상태는 명백한 응급환자이며, 30~40분 거리의 병원까지 이송되는 동안 생명의 위험이 지속되었으므로 인근 병원들의 수용 거부는 정당화되기 어렵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통과...실효성 담보가 관건

임라라의 사례가 발생한 직후인 2025년 10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응급실 뺑뺑이' 방지를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개정안은 응급환자 이송 담당자가 응급실의 수용 능력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핫라인'(전용회선)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응급환자 이송 지연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받지만, 당초 법안보다 규제 수준이 다소 완화되어 실효성 논란이 남는다. 전용회선 담당 인력 배치 기준이 낮아지고, 과태료 부과 조항이 삭제된 점이 그 예다.


임라라는 "‘산모가 응급차에서 뺑뺑이 돌다가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 안타까워한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에 바뀐 게 없지 않나"라며 현행 체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119구급대 출동부터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걸린 응급환자는 2024년에 13만 3천 명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목숨 걸고 낳는데"...저출산 시대, 산모 생명 보장 위한 종합 대책 시급

임라라는 "요즘 저출산이라고 말이 많은데 아기와 산모의 생명이 보장되지 않으면 저출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으며, "출산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걸고 (아기를) 낳는 거고, 그럴 때 빠르게 조치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핫라인' 구축 이상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응급환자 수용 거부에 대한 제재 강화: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 거부 시 응급의료기관 지정 취소, 과징금 부과 등 실효성 있는 행정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 응급의료 자원의 확충: 특히 산후 출혈과 직결되는 산부인과 등 필수 진료과목의 응급의료 인력 및 시설 확충과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


  • 지역응급의료 이송체계 개선: 응급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적절한 이송체계를 지역별로 구축하고 실시간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여 환자를 가장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어야 한다.


산모와 아기의 생명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응급환자 수용 거부에 대한 법적 책임 강화와 함께, 필수 의료 영역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체계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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