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 '동창회 모임' 팻말로 등산로 막은 행위, 징역형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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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동창회 모임' 팻말로 등산로 막은 행위, 징역형 사안

2025. 05. 21 11:43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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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 등산로에 '우회 부탁' 팻말 설치

일반교통방해죄·업무방해죄 등 형사처벌 대상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등산로 입구에 "정상에서 동창회 모임 중. 우회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 팻말이 세워져 있는 사진. /스레드 사용자 'te_seomok' 게시글 캡처

경기도 포천의 한 등산로에서 '동창회 모임 중'이라는 이유로 통행을 차단한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적 분석이 나왔다. 이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와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도로법과 자연공원법 등 행정법 위반으로도 제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7일 소셜미디어에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등산로 입구에 "정상에서 동창회 모임 중. 우회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 팻말이 세워져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올린 이용자는 "공원을 한 바퀴 돌려면 반드시 그 길을 넘어야 하는데,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양쪽에 이런 팻말이 붙어 있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또한 "캇아 올라가 봤자 분란만 생길 것 같아 뒷길로 돌아갔지만, 반대쪽 입구에도 똑같은 팻말이 설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안에 대한 법적 검토 결과, 해당 등산로는 형법상 '육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 공중의 교통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 육로 등을 손괴하거나 장애물로 막는 등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한다.


대법원은 1984년 9월 11일 선고한 83도2617 판결에서 '육로'란 일반 공중의 왕래에 제공된 장소, 즉 특정인에 한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를 말한다고 판시했다. 포천의 해당 등산로는 불특정 다수인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로서 형법상 '육로'에 해당한다.


또한 등산로를 관리하는 주체(지방자치단체 또는 공원관리청)의 업무를 위력으로 방해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5년 3월 31일 선고한 2003헌바91 결정에서 '위력'이란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행정법적으로도 이 행위는 여러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연공원법 제23조 제1항은 공원구역에서 공원사업 외에 특정 행위를 하려는 경우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9호에서 "물건을 쌓아 두거나 묶어 두는 행위"를 허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86조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도로법 제75조는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도로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며, 제2호에서 "도로에 토석, 입목·죽(竹) 등 장애물을 쌓아놓는 행위"를, 제3호에서 "그 밖에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도로법 제114조 제7호에 따라 벌칙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1년 노907 판결에서 피고인이 순천시 소재 토지에 쇠사슬을 설치하여 차량 통행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가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토지가 사실상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상의 통로로서 '육로'에 해당하며, 대체도로가 있더라도 통행을 방해한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의 2023고단172 판결에서는 불법 건축물 설치 및 도로 점용 행위에 대한 도로법 위반 사례를 다루었는데, 피고인들은 건축선을 초과하여 구조물을 설치하고 허가 없이 공공도로를 점용한 혐의로 기소되어 10만원에서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등산로는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불특정 다수의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 정의되어 있으며, 판례에 따르면 "등산객이나 인근 주민, 여관 및 식당, 버섯농장의 손님들의 통행로로 이용된 토지"나 "마을주민, 등산객, 성묘객 등이 사실상 통행로로 이용하여 오던 토지" 등은 육로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경기도 포천의 등산로에 팻말을 세워 통행을 막은 행위는 형사법적으로는 일반교통방해죄와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행정법적으로는 자연공원법, 도로법, 산림보호법 등에 따른 행정벌이 부과될 수 있다. 등산로는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공공장소로서 일부 사람들이 사적인 목적으로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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