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려 숨지게 하고 피투성이 '인증샷'까지…마약 핑계까지 댄 20대들
친구 때려 숨지게 하고 피투성이 '인증샷'까지…마약 핑계까지 댄 20대들
피해자 엄마에겐 "잘 지내요" 거짓 문자

동갑내기 친구를 7시간 넘게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2명에게 징역 30년과 20년이 확정됐다. /셔터스톡
동갑내기 친구를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하고 피투성이 시신 앞에서 인증샷까지 남긴 20대들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2020년 7월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험담과 금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20대 남성 두 명이 동갑내기 친구를 결박한 뒤 7시간 넘게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들은 훔친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넣어 인천 무의도 선착장에 유기한 혐의까지 받았다. 범행의 잔혹성도 문제였지만, 재판 내내 가해자들이 보여준 책임 회피와 기만적인 태도가 분노를 키웠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가해자들, 법원은 '미필적 고의' 인정
가해자들은 재판 과정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죽을 줄 몰랐다"며 살인의 고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3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임흥준 변호사는 법원이 이들에게 살인죄를 인정한 핵심 근거로 미필적 고의를 꼽았다.
재판부는 가해자들이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행동과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2시간 동안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방치한 점을 지적했다.
피해자의 심각한 상태를 알고 있었음에도 방치한 것은 사실상 사망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마약 흡입과 자수 주장, 왜 감형 사유가 되지 못했나
가해자들은 범행 당시 마약을 흡입한 상태였음을 내세워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에게는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스스로 마약을 투약해 자초한 상태이므로 감형 사유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또한 수사망이 좁혀지자 자진 출석하며 자수를 주장했지만,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며 진정으로 범행을 뉘우치지 않아 판사의 재량 감경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인터넷으로 시신 유기 장소를 검색하고 피해자 어머니에게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 문자를 보낸 치밀한 사후 행동이 범행 은폐 시도로 판단되어 형량을 높이는 데 작용했다.
항소심에서 대폭 늘어난 형량... 주도자에 징역 30년 확정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가학적이고 엽기적인 범행 잔혹성과 법정에서까지 고의를 부인하는 반성 없는 태도를 강하게 질타하며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각각 징역 18년과 10년을 선고받았던 주범 한 씨와 공범 백 씨는 2심에서 징역 30년과 20년으로 형량이 대폭 상향됐다.
두 사람의 형량 차이는 공동정범(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하는 것) 중 누가 더 범행을 주도했는지에 따라 갈렸다.
직접 폭행을 가하고 인증샷을 남긴 한 씨에게 더 무거운 형사적 책임이 지워진 것이다. 대법원 역시 이 상고를 기각하며 항소심의 중형을 최종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