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명령에도…'저주 문자' 퍼부으며 아들 괴롭힌 아버지
접근금지 명령에도…'저주 문자' 퍼부으며 아들 괴롭힌 아버지
접근금지명령도 어겨⋯하루에 수십 통의 문자 보내기도
법원, 징역 1년 10개월 선고

하루에도 수십 통이 넘게 저주문자가 쏟아졌다. 이토록 증오를 쏟아내는 사람은 아버지. 이 연락을 받는 사람은 아들. 이들 부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게티이미지코리아
"최고로 만들어 줬더니 배신을 때리는 놈."
"너를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알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통이 넘게 이런 저주문자가 쏟아졌다. 이토록 증오를 쏟아내는 사람은 아버지 A씨. 이 연락을 받는 사람은 아들 B씨.
이들 부자(父子)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판결문을 통해 살펴봤다.
A씨는 아내와의 불화로 B씨가 어릴 적 술에 자주 손을 댔다. 그리고는 아내와 어렸던 B씨를 향해 폭력을 휘둘렀다. 물론, B씨가 성인이 된 이후 이런 폭력은 잦아들었지만 불편한 관계였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와의 연락을 어느 순간 끊어버렸다. 이유는 A씨가 B씨에게 아내(B씨의 어머니)에 대한 비난과 험담을 지속적으로 늘어놓았기 때문. 하지만 A씨는 B씨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B씨가 아내(B씨의 어머니)에게 세뇌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였다. 아버지인 A씨가 아들 B씨를 지독하게 괴롭히기 시작한 건. 많게는 하루에 20통이 넘는 문자를 보낼 때도 있었다. 대부분 "가만두지 않겠다"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라"는 협박이었다.
심지어는 B씨의 직장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공기업에서 아버지를 무시하는 아들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A씨의 폭주는 계속됐다. B씨의 직장에 찾아오는 것은 기본, B씨의 동료와 상사에게까지 전화해서 B씨를 괴롭혔다.
참다못한 B씨는 법원에 "A씨의 접근과 연락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A씨를 가정폭력 가해자로 판단해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가정폭력처벌법 제55조의2).
하지만 A씨는 법원의 이런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복수의 의지를 다졌다. 이는 법원 명령을 어겨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아들이 날 힘들게 하니 나도 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생명을 걸고라도 보복을 할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해당 사건은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이 났고, A씨는 다시 B씨에게 집요하게 연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다. 각각 다른 시점(2020년 5월~2020년 9월, 2020년 11월~2021년 1월)에 이뤄진 A씨의 접근 금지 명령 위반 행위를 판단했다.
먼저 지난해 4월, 대전지법 형사7단독 송진호 판사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송 판사는 "A씨는 아내에 대한 적개심을 아들인 피해자에게 표출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장기간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거라 판단한다"고 판결문에 썼다.
특히 송 판사는 A씨가 폭력 범죄로 여러 번 처벌 받았고,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법을 어긴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의 관대한 처벌만으로는 A씨의 재범을 방지하기 부족하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후 3개월 뒤 열린 같은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도 징역 1년이 나왔다.
이후 A씨와 검찰 양측의 항소로 열린 2심. 각각 별개로 열렸던 재판은 하나로 합쳐져 판단을 받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남동희 부장판사)는 ▲이미 첫 번째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피해자에게 연락하며 괴롭혔던 점과 ▲피해자가 근무하는 직장을 찾아가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등으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등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아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동기와 횟수 등을 고려하면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도 했다.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며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