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가서 타라"고 한 택시기사, 승차거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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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서 타라"고 한 택시기사, 승차거부인가요?

2018. 09. 17 08:31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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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건너가서 타라”고 하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한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반대방향에서 타는 게 빠르다며 하차시켰다가 승차거부로 자격정지를 받는 일이 일어났는데, 어찌된 사연일까요?

택시기사 김 모씨는 지난 3월27일 오후 10시께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앞 택시 승강장에서 승객 한 사람을 태웠습니다. 하지만 택시가 행선지로 이동하지 않았고, 승객도 곧바로 하차했는데요. 때마침 근처에 있던 단속 공무원이 이 광경을 보고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에 김씨는 “성신여대로 간다고 해서 반대방향이라 조금 돌아가야 하는데 괜찮은지 물었고, 승객이 방향을 잘못 알고 탔다며 바로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승객 역시 “잘 몰라 이쪽에서 탔는데 반대편이 더 빠르다고 해서 하차했다”고 말했구요.

하지만 단속원은 ‘성신여대가 단속시간대 택시기사들의 비선호지역이기 때문에 승차거부를 한 것’으로 보고 두 사람의 진술이 담긴 단속경위서를 작성해 보고했습니다. 서울시는 한 달 뒤 택시발전법 등에 따라 김씨에게 택시 운전 자격정지 30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김씨는 “돌아갈 경우 요금 계산 때 시비가 생길 수 있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서울시 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승객도 “시간도 바쁘고  건너편에 빈 차가 많다”며 스스로 하차했다고 합니다.


법원은 김씨 행위가 정부가 배포한 승차 거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국토교통부 승차거부 단속 매뉴얼에는 ‘여객이 행선지를 물어보면 반대 방향에서 타도록 유도하면서 승차시키지 않는 행위’를 승차거부의 한 예로 들고 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건너가서 타라고 한 것은 반대방향에서 탑승하도록 유도한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승객에게 의사를 물으며 선택권을 준 것이라는 김씨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건너가서 타는 것이 빠르다”고만 이야기했을 뿐, “돌아서 가야 하는데 괜찮느냐”고 선택권을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법원은 결국 서울시가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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