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나라 팔아먹냐" 비난 들끓어도, 논란의 '조선구마사' 방송 막을 수 없는 이유
"돈 때문에 나라 팔아먹냐" 비난 들끓어도, 논란의 '조선구마사' 방송 막을 수 없는 이유
동북공정으로 예민한 가운데 중국풍 소품 등장⋯SBS "상상력 가미한 소품"
역사 왜곡 이유로 사극에 방영가처분 신청해도 '기각'⋯"드라마 허구적 상상력" 인정

역사 왜곡 논란이 된 부분은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자신의 호위무사와 구마사제를 데리고 기생집을 찾은 장면인데, 음식과 배경음악이 모두 중국식이다. /SBS 조선구마사 캡처
지난 22일에 처음 방송한 배우 감우성, 장동윤 주연의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21권의 한 줄에서 출발한 '조선구마사'는 "조선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내세웠지만 방영 후 거센 비판에 부딪혔다. 동북공정 의혹과 역사왜곡 논란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드라마에서 등장한 중국풍 술상과 소품에 문제를 제기했다. SBS 측은 이같은 비판을 의식해 방송 다음 날인 23일 오전 "상상력을 가미한 소품"이라는 공식입장을 냈다.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시청자들의 비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헤럴드POP 보도에 따르면, 23일 현재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조선구마사' 관련해 접수된 민원이 890건이 넘는다. 지금도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드라마를 방영 중지 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도 나왔다.
중국의 잇따른 동북공정 시도가 확인돼 여론이 예민해져 있는 상황. 만약 역사왜곡을 우려해 이 드라마에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면 과연 받아들여질까.
실존했던 인물을 다루는 시대극의 경우, 죽은 사람과 그의 후손의 명예를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선시대 인조의 후궁 소용 조씨를 다룬 2013년 JTBC 대하사극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꽃들의 전쟁)'이 대표적이다. 인조의 다섯 번째 아들 숭선군의 후손들이 이 드라마가 역사왜곡을 한다는 이유로 법원에 '방영등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
판결문에 따르면, 전주이씨 숭선군 종중은 "숭선군이 인조의 친자가 아니라 천민의 자식인 것처럼 묘사하여 숭선군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숭선군을 선조로 하는 신청인 종중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신청이유를 밝혔다. 즉, 숭선군의 명예훼손과 종중의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드라마 '꽃들의 전쟁'에 방영등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재판부였던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종중의 문제 제기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드라마에는 역사적 실존 인물이 등장하기는 하나, 드라마는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에 중점을 두고 궁중의 비화, 암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이유를 가장 먼저 들었다. 드라마가 '허구적인 상상력'에 기초한 창작물임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재판부는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허구성'을 고려했다. △허구 인물 등 허구적 장치가 이야기 전개에 사용되는 점 △합리적인 시청자라면 드라마가 허구적 상상력으로 전개하는 드라마임을 전제로 시청할 것이라는 점 등을 판단 이유로 들었다. 특히 당시 재판부는 "숭선군 출생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는 편에서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표현된 드라마적 창작임을 밝히고 종중에 사과하는 내용의 자막을 방영하였던 점"을 판단 이유로 삼았다.

조선구마사 역시 시작부터 '허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SBS는 방영 앞머리에 이런 문구를 안내한다.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이런 문구 때문에 '조선구마사' 역시 앞으로 발생할 법적인 책임에서 상당히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