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 아동학대…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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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 아동학대…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2022. 07. 19 11:56 작성2022. 07. 19 12:06 수정
홍지희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h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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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일어난 정부지원 산후도우미의 아동학대. 정부가 인증했다며 믿었던 것과는 달리 산후도우미 서비스 사업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지난 4월, 산후도우미가 신생아를 학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목도 못 가누는 신생아의 머리를 휘청거릴 정도로 흔들고 분유병을 아이 입으로 밀어 넣는 등의 만행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다. '정부 지원' 사업이라 믿고 맡겼던 피해 가정에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 사업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정부 지원'에 기대하는 공공성과는 거리가 멀다. 문제가 생기면 정부나 업체는 책임지지 않고 산모 혼자 떠안는 구조다. 외부에는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로 알려진 복지 사업, 그 내부 운영실태는 어떨까.


지원금 주고는 끝⋯업체 기준도 빈틈 많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양육하려는 사람에게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제8조 제3항).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로 알려진 서비스의 공식 명칭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으로 신생아 양육지원을 목표로 도입되었다(모자보건법 제15조의18).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사회서비스지만, 정부는 산모에게 개별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지원금)만을 지원할 뿐 파견업체나 산후도우미를 거의 관리·감독하지 않는다.


정부 지원 업체·인력 기준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모 중에는 정부가 '인증한 업체'니 믿고 안심한 경우도 있을 터. 하지만 실제로는 일정 기준만 맞추면 어렵지 않게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등록제로 운영되므로 사무실과 관리책임자 및 기관장 각각 1명, 10명의 인력(농어촌 3명)을 갖추면 정부 지원 기관이 될 수 있다.


국가 지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역할은 바우처 카드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친다.
국가 지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역할은 바우처 카드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친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그나마 관리책임자나 기관장에게는 사회복지사나 의료인, 요양보호사 등의 자격이 요구된다. 그러나 정작 업체에 고용돼 산모들과 대면하는 산후도우미의 경우, 별도의 자격 없이 교육만 받으면 근무가 가능했다. 최근 모자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아동학대 범죄 경력 등의 결격사유가 규정되며 전보다 자격요건이 강화되었다.


관리 체계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

물론 관리체계가 아예 없지는 않다.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사회서비스이용권법)에 따라 사회서비스 품질관리가 시행된다(제30조). 사회보장정보원과 중앙사회서비스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품질관리를 위탁받아 3년마다 평가한다. 서비스 질을 높이고 이용자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목적과 달리 품질평가와 그에 따른 서비스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장평가를 받은 업체는 품질에 따라 A(90점 이상), B(90점 미만~80점 이상), C(80점 미만~70점 이상), D(70점 미만~60점 이상), F(60점 미만) 등급을 받는다.


지난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도에 현장평가를 받은 업체는 전체 평가대상 중 절반이 되지 않았다. 2019년 현장평가 기준에 따라 지난 2016년 이후 설립된 신생 업체나 매출액을 충족 못한 업체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산후도우미 업체 평가 현황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산후도우미 업체 평가 현황. /국회의원 강선우 의원


현장평가를 통해 받은 등급이 안심할 수 있는 기준도 아니다. 학대가 일어난 업체 모두 B~C등급을 받았었다. 게다가 더 낮은 점수를 받아도 운영에는 문제가 없어 평가의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최근 지표인 '2019년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D~F등급을 받은 업체는 총 149곳 중 무려 31곳으로 전체 업체의 20%가 넘는다. 보건복지부 취재 결과, 품질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도 업체에 대한 별도의 경고나 제재 조치는 없다. 우수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희망 기관에만 품질 개선 컨설팅을 제공하는 데 그친다.


이렇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해를 보는 건 산모다. 보험처리 등 보상을 해주면 다행이다. 산후도우미를 소개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아예 회피하는 곳도 있다.


정부는 바우처만 제공하고 업체는 산후도우미 개인의 탓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결국 산모 혼자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그래픽 =조소혜 디자이너
정부는 바우처만 제공하고 업체는 산후도우미 개인의 탓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결국 산모 혼자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그래픽 =조소혜 디자이너


관리체계가 부실한데다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아동학대가 반복돼도 유야무야 끝나는 식이다. 사실 국가와 지자체는 서비스 제공과 함께 이용자의 권익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도 있다(사회서비스이용권법 제8조). 특히 산후도우미 서비스는 양육과 출생, 생명에 관한 사안으로 공적 관리·감독이 필요한 영역이다. 정부 지원 사업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체계적 품질관리를 통한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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