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좀 가져다줘" 간호사에게 함부로 요구했다간⋯당신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처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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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좀 가져다줘" 간호사에게 함부로 요구했다간⋯당신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처벌 대상

2020. 08. 24 18:48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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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리 환자들, 간호사에게 배달음식 전달 등 무리한 요구

"환자들이 마치 호텔 룸서비스 시키듯 요구한다" 비판

환자의 부당한 요구, 법적으로 막을 방법 없을까

반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 사태에서 간호사들의 업무를 더 힘들게 하는 일부 환자들의 도 넘은 행동이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로 격리 입원한 환자들이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폭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현장 간호사들에 따르면, 몇몇 환자들은 병원 로비에 도착한 택배 물건을 격리 병동까지 갖다 달라는 잔심부름 부탁에서부터, 배달 음식을 먹기 좋게 정리해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참다못한 간호사들 사이에서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는 처사"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반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19 사태는 간호사들의 업무를 과중시켰다. 특히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 탓에 치료 업무만 맡기에도 빠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환자들의 부당한 요구. 과연 간호사들은 이를 들어줄 의무가 있는 걸까.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는 건지 알아봤다.


'의료법'에 규정되어 있는 간호사 업무⋯택배 전달 등은 포함되지 않아

'법무법인 유준'의 박지혜 변호사. /로톡 DB

사안을 검토한 법무법인 유준의 박지혜 변호사(약사 자격 소지)는 법에 규정된 간호사의 업무에 "환자의 택배 물건 전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근거는 '의료법 제2조 제2항 제5호'에 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간호사는 간호 업무를 비롯해 진료 보조 그리고 간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교육과 상담 등을 한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도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 보면, 택배 전달 등의 행위는 의료법에서 말하는 간호는 아니다"라며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상 위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행위가 의료행위"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아닌 경우를 가정해봤을 때, 택배 전달은 의료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즉, 간호사가 환자의 배달음식을 전달해주는 것이 간호사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다.


물론 간호사가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택배 전달 등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선의일 뿐 의무는 아니다.


박 변호사는 "병원과 환자가 맺은 소위 의료서비스 계약에 환자가 안정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여기에 택배 전달 등이 해당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간호사가 아닌 병원 내 대체 인력이 하는 게 맞다"고 했다.


환자의 무리한 요구가 '다른 코로나19 환자 치료' 방해한다면⋯감염병예방법 위반

그럼에도 코로나19 환자가 간호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법적 책임을 질 여지가 있다.


감염병예방법 제6조에선 국민은 국가의 감염병 예방·관리 활동에 적극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는데, 이는 다른 국민의 치료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박지혜 변호사는 "제6조는 환자 본인의 치료뿐만 아니라 '다른 국민의 치료'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본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간호사에게 무리한 개인적인 요구를 하면, 다른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방해하는 것이므로,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무리한 요구로 다른 환자의 치료를 방해해서 감염병예방법 위반이 되는 건, 환자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환자 보호자가 간호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요구를 거듭할 경우, 같은 논리에 의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국가나 지자체는 무리한 요구를 한 환자를 상대로 감염병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병원 측 역시 업무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진료 거부권' 행사 사유에 해당할 수도⋯다만 정부가 나서줘야

막무가내로 구는 몇몇 환자들에게 간호사들은 '진료 거부'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도 있다. 의료법 제15조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진료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로 격리 입원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진이 이런 선택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박 변호사도 "이러한 권리를 간호사 개인적으로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병원이나 정부가 나서야 한다. 박 변호사는 "간호사 협회 또는 병원과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안내하는 등 시스템적인 지원이 병행되어야 실질적으로 (의료진) 보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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