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말다툼 후 가스 호스 끊어버린 60대, 법원 판단은
아내와 말다툼 후 가스 호스 끊어버린 60대, 법원 판단은
자수가 형량 낮췄다

부부싸움 후 도시가스 호스를 절단해 가스를 유출한 6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아내와 다툰 뒤 홧김에 가스 호스를 잘라버렸다. 아파트 한 동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었던 이 행동의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박동규 부장판사)는 가스·전기 등 방류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새벽, 울산의 한 아파트 자택. A씨는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가스레인지와 밸브를 연결하는 호스를 직접 절단한 뒤 밸브를 열었다. 도시가스는 약 1분간 실내로 흘러들었다.
불씨 하나만 있었다면 폭발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인근 주민 전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A씨는 스스로 112에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집 주소를 알리고 범행 사실을 자백하면서, "집 안에 가스가 차 있으니 들어올 때 조심하라"고 경찰에 미리 알렸다. 추가 피해를 막으려 한 행동이 양형에서 고려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자칫 무고한 이웃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면서도, "타인에게 피해를 줄 구체적 의도가 없었고, 실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가스·전기 등 방류죄다. 단순한 재물손괴나 폭행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공공위험범죄로 분류된다. 실제 피해가 없었더라도 '위험을 발생시킨 것'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무겁게 다뤄지는 범죄다.
가스 관련 설비를 손상하거나 임의로 조작하는 행위는 피해 결과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