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에 수혈 거부까지… 부부 종교 갈등, 이혼 넘어 '혼인 취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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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에 수혈 거부까지… 부부 종교 갈등, 이혼 넘어 '혼인 취소' 될까?

2026. 04. 24 16:32 작성2026. 04. 24 16: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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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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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헌금·가사 방치·수혈 거부는 이혼 사유

적극적 기망 시 혼인 취소도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랑이면 다 될 것 같던 부부 사이도 종교 문제 앞에서는 흔들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종교 문제로 갈등을 겪었고, 이 중 59%는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이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변호사는 혼인 전후로 발생하는 종교 갈등의 법적 쟁점을 상세히 짚었다.



파혼 부른 '화촉점화' 거부… 종교 숨기고 결혼 준비했다면?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예비 장모가 특정 종교 교리를 이유로 화촉점화를 거부해 갈등을 겪고 있다는 예비 신랑의 사연이 올라왔다.


신랑은 자신의 어머니가 기독교 신자라는 점을 고려해 예비 장모의 종교를 알고도 굳이 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종교 문제는 결혼 전 반드시 공유해야 할 사안", "속인 것 자체가 신뢰 문제"라는 지적과 "부모의 종교 때문에 결혼이 무산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종교적 이유로 화촉점화를 거부한 것 자체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박은석 변호사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혼식에서 화촉 점화라는 절차가 아주 특별하다거나 대체 불가능한 의미가 있는 의식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충분히 당사자 간 합의 하에 빼거나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교를 숨긴 행위는 법적 책임을 부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법원은 사회 통념상 혼인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고지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다.


박 변호사는 "상대방이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알았는데도, 자신의 종교가 문제 될 것임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거짓말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만약 허위 사실 고지로 인해 파혼에 이른다면, 원인 제공자는 예식장이나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등 지출 비용에 대한 책임은 물론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신앙 앞세운 가사 방치, 이혼 사유될까


결혼 후 벌어지는 종교 갈등은 한층 더 복잡하다.


대법원은 "신앙의 자유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이를 침해할 수 없는 것이지만, 부부 사이에는 서로 협력하여 원만한 부부 생활을 유지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신앙의 자유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박은석 변호사는 "부부 중 한 사람이 특정 종교에 빠져 가사를 방치하는 등 가정생활을 소홀히 하고, 배우자 혹은 자녀들과의 대화 단절 또는 가출이 잦았던 경우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아내가 "진정한 믿음을 찾아 떠나겠다"며 메모 한 장만 남기고 집을 나간 경우라면 민법 제840조 제2호의 악의의 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


과도한 헌금으로 경제적인 파탄을 유도하거나 다른 가족에게 종교를 지나치게 강요한 경우도 이혼 사유가 된다.


가족 행사나 자녀 양육 문제에서도 법적 기준은 명확하다. 법원은 제사나 차례 참여 자체를 혼인 생활의 필수 의무로 보지는 않으나, 이를 '우상숭배'라고 비하하거나 가족 관계를 단절시켰다면 귀책사유로 본다.


자녀에게 종교를 권유하는 것을 넘어, 교리를 이유로 병원 치료나 수혈을 거부하거나 상대 배우자를 비난하여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다면 이 역시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


이러한 귀책사유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대화, 은행 거래 내역, 통화 녹음, 주변인 진술 등 다각도의 객관적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증거 없이 단순히 종교적 차이만을 주장하면 종교적 편견에 의한 이혼 청구로 간주되어 기각될 수 있다.


이혼 넘어 '혼인 취소'의 조건


만약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종교를 속이고 결혼했다면, 장래를 향해 관계를 해소하는 이혼을 넘어 아예 결혼 자체를 없었던 일로 되돌리는 혼인 취소도 가능하다.


박은석 변호사는 "상대방이 특정 종교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그 종교의 신도라는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심지어 다른 종교를 믿는 척 속여 혼인에 이르게 한 경우라면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미고지가 아닌 적극적인 기망 행위 여부가 혼인 취소의 핵심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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