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턴 임금 부풀려서 정부 지원금 빼돌린 건설업체… 대법 “전액 반환하라”
[단독] 인턴 임금 부풀려서 정부 지원금 빼돌린 건설업체… 대법 “전액 반환하라”
수령한 ‘지원금 전체’가 부정·부당하게 지급받은 지원금
대법원 "민사로도 정부 보조금 반환 청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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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대법원 1부는 30일 인턴지원금을 부정 수급한 건설업체 대표에게 지원금 반환을 명령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청년인턴지원금’ 제도를 악용해 지원금을 부풀려 타낸 건설업체 대표 A씨가 결국 “지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선고를 받았다. A씨는 “부풀린 급여만 반환하겠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30일 A씨가 낸 상고심에서 지원금 4765만원을 보조금사업자(국가를 대신해 보조금 업무를 위탁 받은 사업자)에 반환하라는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청년인턴지원금 제도는 국가가 청년들을 인턴으로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 사건에서는 인턴 월급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했다. A씨는 이 점을 악용해 인턴들의 월급을 부풀려 신고하는 수법으로 더 많은 지원금을 타냈다.
1·2심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인턴 30명의 월급을 실제(130만원)보다 20만원 높게 신고했다. 그 결과 당초 받아야 할 1인당 지원금(65만원)보다 10만원 많은 75만원을 지원받았다. 인턴들 계좌로 입금된 20만원도 몰래 되돌려 받았다.
2013년에 이 사실을 적발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1차적으로 보조금사업자에게 지원금 전액인 9907만원을 환수했다. 그러자 보조금사업자가 A씨에게 이 돈을 달라고 민사소송을 시작했다.
쟁점은 두 가지였다. 먼저 보조금 반환 범위로 양측이 다퉜다. A씨는 “부정 지급이 아닌 단순 착오”라며 “반환 금액은 ‘인턴 1인당 지원금’ 2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사람에 20만원씩 부풀렸으니 그만큼만 반환하겠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대로라면 520만원만 반환하면 됐다.
다른 쟁점은 행정법 체계에 있는 보조금 반환 문제를 민사소송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였다. A씨는 “보조금은 보조금법에 따라 국세 또는 지방세 징수의 예를 따라야 한다"며 "민사소송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1·2·3심은 일관적으로 A씨의 주장 모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째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은 보조금 지급이라는 공법적 요소와 아울러 사기업인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민사상 계약”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 쟁점에 대해서도 “사전에 체결된 보조금 반환규정에는 ‘반환 범위가 부정·부당하게 지급받은 지원금 전액’으로 규정돼 있다”며 “전액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부정하게 지급받은 지원금 중 소멸시효(3년)가 지난 지원금과 가압류 등을 통해 해소한 5142만원은 반환금액에서 빠졌다. 이 판결은 이날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청년인턴지원금은 중소기업과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고용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에는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해주고, 청년에게는 취업의 기회를 열어준다. 때문에 청년인턴지원금 부정수급은 청년에게 박탈감을 안겨주고 불신을 조장하는 범죄행위다.
그럼에도 청년인턴지원금을 비롯한 주요 복지 예산의 부정 수급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적발된 복지 제도 부정 수급 사례는 5만2500건에 이른다. 환수 결정된 금액만 375억 4500만원이다. 지난 2017년에는 60대 사업주가 기존 직원 B씨를 인턴사원으로 채용했다고 위장하여 인턴지원금을 부정하게 타내기도 했다.
특히 복지, 일자리 분야의 부정수급 적발 건수가 반복되는 것은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 해당 분야에 집중돼 있어 관리 감독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복지 지출에서 차지하는 정부 보조금은 2015년 58조 4000억원에서 올해 77조 8000억원으로 4년 새 20조 가량 증가했다. 예산이 늘수록 복지금 전달 과정에서 새는 돈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보조금 부정수급을 생활적폐 해결 과제의 하나로 선정하고 부정수급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보조금법에 맞춰 관리지침을 개정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고, 보조사업자와 수령자에 대한 예방교육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