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들어간 '그 사이트'…2초 접속도 처벌되나요?
호기심에 들어간 '그 사이트'…2초 접속도 처벌되나요?
변호사 7인 만장일치 '시청·소지 없으면 걱정 불필요…접속 모니터링이 되레 불법'

A씨가 호기심에 성착취물 사이트를 클릭했다가 2초만에 접속을 끊었다. 이런 경우도 처벌받을 가능성 있나?/셔터스톡
호기심에 클릭한 불법 사이트, 2초 접속도 처벌? 변호사들 '이 두 가지만 없으면 걱정 마세요'
호기심으로 클릭한 불법 사이트, 단 2초 머물렀는데 처벌될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이 공포에 법률 전문가들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직장인 A씨의 등골이 서늘해진 건 지난 주말 밤이었다. 무심코 클릭한 링크가 그를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로 이끌었던 것.
불온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황급히 창을 닫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초. 하지만 '접속만 해도 경찰 연락이 온다'는 인터넷 괴담에 A씨는 며칠 밤잠을 설쳐야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가 법률 전문가들에게 던진 질문은 절박했다. "저는 이제 전과자가 되는 건가요?"
변호사 7인 만장일치 "사이트 접속만으론 처벌 불가"
클릭 한 번에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인 A씨. 그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 7인은 약속이나 한 듯 "처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태강의 정재영 변호사는 "사이트 방문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접속만으로 처벌되는 사이트는 없다"며 "명확한 범죄 혐의 없이 접속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오히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고의성'과 '실질적 시청'…아청법의 두 잣대
전문가들이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핵심은 '실질적 행위'와 '고의성' 여부다. 특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범죄를 규정한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주요 잣대가 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처벌의 핵심 요건 두 가지를 짚었다. 바로 '인지'와 '시청·소지'다. 하 변호사는 "아청법은 '성착취물임을 알면서(인지)' 이를 '소지 또는 시청'한 자를 처벌한다"며 "A씨처럼 불법 사이트인지 몰랐고, 2초 만에 이탈했다면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법적 처벌은 대개 고의성이 있는 행위에 대해 이뤄진다"며 "우연히 들어가 즉시 나왔다면 범죄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리 법원 판례 역시 불법 도박사이트 사건에서 단순히 사이트에 접속한 행위가 아닌, 돈을 입금하고 실제 베팅을 한 '도박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은 바 있다.
'소지·시청' 안 했다면 안심…그래도 '주의'는 필수
결론적으로 A씨처럼 불법 사이트인 줄 모르고 접속했다가 즉시 이탈했고, 어떤 파일도 내려받지 않았다면 현행법상 처벌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률사무소 정도의 서정식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음란물을 실제로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앞으로는 출처가 불분명한 사이트 접속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순간의 호기심이 부른 공포였지만, 법의 잣대는 생각보다 냉정하고 명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