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 vs. "테러"⋯ ‘촛불집회’를 보는 서초동의 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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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명령" vs. "테러"⋯ ‘촛불집회’를 보는 서초동의 두 시선

2019. 09. 30 16:33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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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촉구하는 촛불집회 이후 '극과 극'으로 나뉜 법조계

국민의 명령인가, 부적절한 수사 압박인가

[둘로 갈라진 서초동]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역과 중앙지검 일대에서 도로를 경계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왼쪽)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지난 28일 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렸다. 그 이후 서초동 법조계는 극명하게 둘로 양분돼 험악한 말들을 주고 받고 있다. '한 다리'만 건너면 서로 아는 사람들로 이뤄진 법조계에서 이렇게까지 날선 말들이 쏟아지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8일 집회는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 이후 최대 규모였다. 집회 측은 연인원 20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규모만큼이나 후폭풍도 엄청났다.


평가는 극과 극을 달렸다. 집회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검찰파쇼⋅검찰공화국에 맞선 위대한 투쟁"이라고 극찬하는 평가가 나왔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이 권력을 지키려 동원한 홍위병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찬성파 "검찰권 남용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의지"

집회 지지파는 이번 시위가 '국민이 요구하는 검찰개혁'의 응축된 에너지를 보여준 것이라 평가했다.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표출된 민심은) 검찰권 남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표적수사, 먼지털기식 수사, 무제한 강제수사 등은 조국 (법무장관)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가해질 수 있는 것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선택적 정의"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의 눈엔 검찰권이 대한민국 최상의 권력, 대통령을 능가하는,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어떤 짓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휘두르는 강제수사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대규모 시위의 불을 당겼다는 주장이었다.


박훈 변호사 역시 "(시위를 통해) 검찰과 맞서는 이런 광경을 보는 것은 세계사적으로 초유의 일"이라며 "검찰파쇼, 검찰공화국에 맞선 위대한 투쟁"이라고 평가했다. 최성식 변호사는 "너네 어제 집회 보고 느낀게 좀 있을거야"라며 "각자 다르겠지만, '이러다 맞아죽는거 아녀'는 있었겠지.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그정도는 되지?"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1000회 이상 '좋아요'를 받았다.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는 "검찰이 완전히 맛이 간 상태가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윤(윤석열 검찰총장)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파 "장외 집회를 통한 '수사 압박'은 사법기관에 대한 테러"

집회 반대파는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시위는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회장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나 장외 집회를 통한 압박은,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지하건 반대하건 옳지 않다”고 했다.


이 회장은 “검찰 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인데,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가 검찰 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도대체 어떤 증거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위대 숫자의 많다, 적다의 문제가 아니다"며 "앞으로 정권과 검찰의 주체가 변경돼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원칙,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게 과제”라고 말했다.


김종민 변호사는 "광화문에 열리는 집회와 서초동에서 열리는 집회는 성격이 다르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김 변호사는 "광화문 집회는 정치적 집회지만 대검찰청 집회는 10~20만명이 조국의 검찰수사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명백한 사법기관에 대한 테러이고 사법시스템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검찰개혁의 촛불을 들려면 서초동이 아니라 (입법부가 있는) 여의도나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에서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의 성패가 국회에 달렸는데, 검찰개혁을 주장하려면 여의도를 압박해야 맞는다"는 주장이다.


서초동에서 집회를 하는 것은 '조국 법무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서 검찰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므로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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