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로 택시기사 폭행한 손님, 그 이유는 "왜 집 앞에서 안 내려줘"
하이힐로 택시기사 폭행한 손님, 그 이유는 "왜 집 앞에서 안 내려줘"
원하는 목적지에 세워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
"엄벌 필요성 크지만, 잘못 인정하고 피해자가 처벌 원하지 않아"

자신의 집 앞까지 운전하지 않았다며 택시 기사를 휴대전화와 하이힐 등으로 수차례 폭행한 승객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셔터스톡
지난해 7월 어느 날, 자정을 넘긴 야심한 시각 충청북도 청주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A씨는 자신이 타고 온 택시에서 기사를 수십회 폭행했다. 당시 A씨는 기사의 머리를 지갑과 휴대전화로 마구 때렸는데, 신고 있던 '하이힐'까지 벗어 기사의 팔에 휘두르기까지 했다.
이렇게 A씨가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인 집 앞에 세워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기사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결국 A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우리 법은 자동차를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했을 땐 일반 형법이 아닌 특별법을 통해 가중처벌하고 있다(제5조의10). 이때 '운행 중인 운전자'엔 승⋅하차를 위해 잠시 정차를 한 경우도 포함한다.
처벌 수위는 기본적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단, 피해자가 상해를 입는 등 다친 정도가 크다면 이땐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더 무겁다.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1부(이진용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동시에 40시간의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이진용 부장판사는 "운전자 폭행 범죄는 도로 교통상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엄벌의 필요성이 크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