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강희 변호사 2] 3대 생명보험사 배임 사건, 수사관의 회의를 확신으로 바꾸다
[인터뷰|김강희 변호사 2] 3대 생명보험사 배임 사건, 수사관의 회의를 확신으로 바꾸다
"이게 왜 배임입니까?" 냉소하던 수사관의 시각 교정
불투명한 자금 흐름 끝까지 추적해 '기소 의견' 이끌어내
![[인터뷰|김강희 변호사 2] 3대 생명보험사 배임 사건, 수사관의 회의를 확신으로 바꾸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9063501636940.png?q=80&s=832x832)
"답이 보일 때까지 자료를 본다." 김강희 변호사는 집요함, 선구안, 설득력으로 생명보험사 배임 사건을 승리로 이끌었다.
국내 3대 생명보험사 중 하나를 대리해 전직 직원의 업무상배임 혐의를 끝까지 추적, 기소 의견 송치를 이끌어낸 사건이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자금 흐름이 불분명하고 수사기관조차 회의적이었던 이 배임 사건에서, 집요한 추적, 명확한 쟁점 정리, 그리고 논리적 설득으로 수사관의 시각을 바꿔냈다.
‘업무상 배임’이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범죄를 말한다. 단순한 업무 과실이나 절차 위반과는 달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하려는 목적과 ‘회사에 손해를 입힌다는 인식’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하기에 형사 처벌의 문턱이 매우 높다.
이번 사건은 회사 내부 자금 사용을 둘러싼 분쟁으로, 겉으로는 단순한 비용 처리 문제처럼 보일 수 있어 형사 처벌의 벽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 큰 난관은 수사기관의 회의적인 시각이었다. 수사 초기, 담당 수사관은 "단순한 내부 관리 문제 아니냐"며 배임 혐의 적용에 난색을 표했다.
"수사관이 '왜 이것이 업무상배임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건 발생 후 긴 시간이 흘러 자금 흐름을 사후적으로 추적해야 하는 한계도 있었죠."
결국 수사기관은 김 변호사의 논리를 받아들여 전직 직원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는 기소의 벽을 넘기 힘들었던 이 사건에서, 김 변호사는 어떻게 수사관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었을까.

사후 추적의 어려움, 오랜 시간이 쌓아올린 인맥의 장벽
사건의 시작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고소 대상이 된 전직 직원은 오랜 기간 동일 지역에서 근무하며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고, 자금의 실제 사용처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시간'과 '관계'를 꼽았다.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후적으로 자금 흐름을 추적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고소인이 지역 내에서 오랫동안 구축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자금의 실제 경위를 명확히 특정하는 데 큰 장벽이 되었다.

"단순한 회계 자료 검토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자금 흐름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고, 개별 지출의 실질을 하나하나 입증하는 작업이 필요했죠."
이 지점에서 김 변호사의 첫 번째 강점인 '집요함'이 발휘되었다.

1. 집요함 "답이 보일 때까지 자료를 본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답이 보일 때까지 자료를 본다"는 태도로 임했다.
사건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초기에 사실관계가 뒤엉켜 정리되지 않은 상태를 견디는 것이었다. 특히 경제범죄 사건은 처음부터 사실관계가 명확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자료를 충분히 쌓고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김 변호사는 기록을 수없이 반복해서 검토하며 사건의 전체 흐름을 머릿속에 완벽하게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정리를 멈추지 않았다. 자료가 방대하고 사실관계가 뒤엉켜 있는 사건일수록, 전체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핵심과 주변을 구분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집요한 자료 분석은 자금의 실제 용처를 밝혀내는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다.

2. 선구안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자료를 집요하게 검토한 결과, 방대한 증거가 쌓였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능력이 요구되었다. 어떤 증거를 선택하고 어떤 증거를 과감히 버릴 것인지 판단하는 선구안이었다.
김 변호사는 실무에서 중요한 원칙을 세웠다. 모든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자료가 많다고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핵심이고 무엇이 주변부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수사기관이 집중할 지점이 선명해진다.
이를 위해 김 변호사는 자금 흐름을 시간순으로 재배열하고, 개별 지출 중에서도 배임 혐의와 직접 연결되는 핵심 거래만을 부각시켰다. 주변적인 정황은 과감히 덜어내고, 수사기관이 "왜 이것이 배임인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증거만을 정교하게 정제했다.
자료 정리가 완료되었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였다. 완성도 높게 정리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여전히 회의적인 수사관을 법리적으로 설득해야 했다.

3. 설득력 "회삿돈 사용 ≠ 배임"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명확했다. "단순히 '회삿돈이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사후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자금의 흐름을 어떻게 추적·정리할 것인지, 그리고 그 자금 사용이 단순한 내부 비용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상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수사기관에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이 쟁점이었습니다."
여기서 김 변호사의 세 번째 강점인 '설득력'이 빛을 발했다.
김 변호사는 자금 흐름을 정리한 이후, 해당 행위가 업무상배임의 구성요건 중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를 중심으로 서면을 구성했다. 특히 수사관이 "왜 이것이 업무상배임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사실관계와 법리를 입체적으로 연결하여 단계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기업 내부 자금 사건은 외형만 보면 단순 관리 문제로 오해될 소지가 크다. 따라서 감정적 주장이나 추상적 비난은 배제하고, 형사법적 평가 기준에 맞춰 차분하게 법리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높다고 김 변호사는 판단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초기에는 회의적이었던 수사기관의 시각이 김 변호사의 서면과 설명을 거치며 명확히 바뀌었다.
"수사기관의 시각이 바뀐 시점이 전환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와 법리를 구조적으로 설명한 이후에는 사건을 바라보는 수사관의 관점이 명확히 선회했죠. 그때 비로소 '이 사건은 결국 설명의 문제였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 가지 강점이 만든 승리
수사관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꾼 이번 3대 생명보험사 배임 사건. 이 사건에서 김 변호사는 세 가지 강점을 유기적으로 발휘했다. 집요함으로 흐릿한 자금 흐름을 끝까지 추적하고, 선구안으로 핵심 쟁점을 명확히 부각시켰다. 설득력으로 수사관이 납득할 수 있는 법리 구조를 설계했다.결국 "이길 수 있는가" 이전에 "제3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에 집중한 김 변호사의 접근 방식이 안정적인 승소를 이끈 동력이 되었다.
결과만을 약속하기보다 과정과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 김강희 변호사는 오늘도 흩어진 사실을 한데 모아 제3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장 선명한 논리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