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에 무단 설치된 남의 묘…'분묘기지권' 인정 안 돼 철거 소송 가능
내 땅에 무단 설치된 남의 묘…'분묘기지권' 인정 안 돼 철거 소송 가능
무단 설치된 분묘
땅 매수 제안에 "공시지가 3배 이상 못 준다" 버티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상속받은 토지에 모르는 사람의 묘가 무단으로 설치되어 있는 황당한 상황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토지 소유자 A씨는 자신의 땅에 무단 설치된 묘를 발견하고, 묘주인 B씨에게 이장이나 토지 매수를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금액을 고집하며 "법대로 처리하라"는 태도로 일관해 결국 법적 대응을 검토하게 됐다.
과연 토지 소유자는 무단으로 들어선 남의 묘를 합법적으로 이장시키고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01년 이후 설치된 묘, '분묘기지권' 성립 안 돼
결론부터 말하면 토지 소유자는 소송을 통해 묘의 철거와 토지 반환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사건의 핵심은 관습법상 권리인 '분묘기지권'의 성립 여부다.
과거에는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묘를 썼더라도 20년간 평온하게 점유하면 분묘기지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1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이 개정되면서 법적 기준이 크게 바뀌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2001년 장사법 개정 이후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는 20년 이상 점유하더라도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개정법 시행 이후 설치된 분묘라면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 점유했더라도 분묘기지권을 주장할 수 없다.
'분묘 철거 소송'과 토지 사용료 청구 가능
묘주가 분묘기지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토지 소유자는 소유권에 기한 '분묘 철거 및 토지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원 역시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무단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는 철거 및 토지 인도를 명하는 판결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함께 토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기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도 가능하여, 그동안의 토지 사용료도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
또한 현행법상 토지 소유자는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의 시신이나 유골을 개장(파묘)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3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분묘 설치자에게 개장 뜻을 알리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소송 전 '내용증명' 발송으로 최후통첩부터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소송에 돌입하기 전, 공식적인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해 최후통첩을 할 것을 권고한다.
분묘 철거 문제는 문중 문제나 정서적 요인이 얽혀 있어 감정적 대립으로 번지기 쉽다.
소송을 진행하기 전 내용증명을 통해 공식적인 철거 요구와 법적 조치 예고를 전달하면,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소송 없이 협의로 해결될 여지가 생긴다. 또한 향후 소송이 시작되더라도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