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 들은 '패드립', 고소는 되는데 처벌은 왜?
게임 중 들은 '패드립', 고소는 되는데 처벌은 왜?
법조계 "일회성 욕설, 기소 어려워"
현실적 해법은 게임사 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말파 ㅇㅁ 뒤졌냐” 게임을 즐기다 들은 패륜적인 욕설에 한 게이머가 법적 대응을 고민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법조계는 게임 내 욕설도 모욕죄 성립이 가능하지만, 단발성 폭언만으로는 처벌까지 이어지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형사 고소보다 게임사에 신고하는 것이 더 빠르고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즐기려던 게임, 패드립으로 얼룩진 모니터”
사건은 2025년 4월 8일 저녁, 한 온라인 게임에서 일어났다. 한 이용자가 질문자의 게임 캐릭터 ‘말파’를 지칭하며 “말파 ㅇㅁ 뒤졌냐”, “개무뇌아 ㅅㄲ” 등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같은 팀원이 채팅을 목격했지만 지인은 아니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안 된다는 글이 많아서 글 남겨봅니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즐거움을 위해 접속한 게임 공간은 순식간에 분노와 모욕감으로 가득 찼다.
‘닉네임 저격’도 처벌되나… 법원의 판단 기준은?
온라인 게임 내 욕설이 범죄가 되려면 형법상 모욕죄의 핵심 요건인 ‘공연성’과 ‘특정성’을 충족해야 한다. ‘공연성’은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1:1 귓속말이 아닌 팀 채팅이나 전체 채팅처럼 다른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인정된다.
‘특정성’은 욕설의 대상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야 성립한다. 법원은 실명이 아닌 닉네임만으로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 특정성이 인정된다고 본다(인천지방법원 2015. 3. 20. 선고 2014고정3756 판결). 이번 사건처럼 캐릭터명을 명시하며 욕설한 경우,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해 법적으로 고소가 가능하다.
변호사의 조언 “고소는 가능, 하지만 처벌은…”
법리적으로는 고소가 가능해도 현실의 문턱은 높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먼저 원칙적인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게임 내 욕설도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욕설의 경우 처벌을 위해서는 지속성이나 반복성이 있어야 하며, 일회성 욕설만으로는 기소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라며 실무상의 어려움을 명확히 지적했다.
수사기관이 경미한 사안으로 보고 불기소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따라서 심 변호사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일회성 욕설에 대한 형사 고소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므로, 게임사의 제재 시스템을 통한 해결을 권장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욕설 채팅 내용을 캡처해 게임사에 신고하면 가해 유저에게 채팅 제한이나 계정 이용 정지 등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심 변호사는 “추후 같은 유저가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는 경우에는 증거를 수집해 법적 대응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