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마세요. 영원히 평생" 고객 정보 활용해 협박 문자 보낸 롯데슈퍼가 질 법적책임은
"오지 마세요. 영원히 평생" 고객 정보 활용해 협박 문자 보낸 롯데슈퍼가 질 법적책임은
슈퍼 앞에 경쟁 정육점 생기자⋯고객 정보 활용해 "마트 앞 정육점 가면 출입 금지" 문자
변호사들 "문자 내용을 '협박'으로 보기 어려워"⋯정육점에 대한 '업무방해'도 적용 힘들어
본사 차원에서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법적책임 물을 수는 있어

전남 지역의 한 슈퍼가 고객들에게 "슈퍼 앞에 생긴 정육점에 가는 고객은 영원히 오지 말라" "강력 대응한다" 등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 슈퍼가 고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경쟁 정육점에 가지 말아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비난을 받고 있다. 만약 이 정육점에 간 손님들의 경우에는 슈퍼 출입을 막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문자가 인터넷상에 퍼지자, '갑질'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육점을 가든, 슈퍼를 가든 강요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슈퍼는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특정 조건을 들며 "슈퍼에 오지 마라"고 한 경고성 발언. '협박'에 해당하지는 않을까. 변호사들과 검토해 봤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남 지역의 한 슈퍼에 대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0일, 전남의 한 롯데슈퍼에서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 문자를 캡처한 내용이었다.
문자는 "조심스럽게 보낸다"는 문구로 시작했지만 곧이어 "슈퍼 앞에 생긴 정육점에 가는 고객은 영원히 오지 말라" "강력 대응한다" "(정육점에 가는지) 지켜보겠다"는 경고성 발언들로 채워져 있었다.
실제 해당 슈퍼 근처에는 정육점이 새로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는 정육점에 가지 말고, 슈퍼를 이용해 달라는 의도였다. 그러면서 슈퍼에서는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갑질 문자'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1일 슈퍼 측의 SNS에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경쟁 정육점이 마트 바로 앞에 오픈해 일시적 감정과 실수로 보낸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우선 변호사들과 이 문자가 협박죄에 해당할지 검토해 봤다. 협박죄는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겁을 먹게 할'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고지하는 정도여야 성립한다. 무엇을 삼가도록 주의를 주는 '경고'와는 구별된다.
IBS법률사무소의 배진혁 변호사는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해당 문자를 받고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야 하는데, 해당 문자 내용만으로는 협박죄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즉 문자 내용은 협박죄에서 말하는 협박의 정도가 아니라는 취지다.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도 "불쾌감을 넘어서서 겁을 먹을 정도까지는 아니고, 어떠한 해악을 고지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협박죄의 협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법률 자문

슈퍼는 새로 생긴 정육점에 가지 말라고 했다. 이를 정육점의 '잠재적 고객'을 뺏는 행위로 본다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해당 문자만으로는 업무방해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무방해죄는 위력으로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방해하는 정도의 행동을 말한다. 슈퍼가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가 정육점의 업무를 방해할 '위력'으로까지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의외로 다른 '두 가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재윤 변호사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라는 이름으로 고객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끝내 갑질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슈퍼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본사 측에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배진혁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슈퍼는 고객의 동의를 받고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해당 문자를 보냈다"며 "만약 이번에 문자를 보낸 것이 기존의 정보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