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팔지 마" 격분해 이웃 상인에 칼부림… 피해자 살린 건 '이것'
"새우튀김 팔지 마" 격분해 이웃 상인에 칼부림… 피해자 살린 건 '이것'
회칼 휘둘러 4차례 찔러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통시장 한복판, 이웃한 가게 사이에서 벌어진 '새우튀김 전쟁'이 결국 끔찍한 칼부림으로 이어졌다. 아내의 "바보 같다"는 한마디에 격분해 회칼을 휘두른 A씨. 그를 멈춰 세운 건 경찰도, 가족도 아닌 피해자가 입고 있던 질긴 방수 앞치마였다.
인천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심재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시장통 인심을 흉흉하게 만든 이 사건의 전말을 판결문을 통해 재구성했다.
"왜 내 메뉴 따라 해"… 새우튀김이 쏘아 올린 비극
인천 미추홀구의 한 시장. 이곳에서 2015년부터 식당을 운영하던 A씨와 2021년 반찬가게를 연 피해자 B씨(68)는 본래 이웃사촌이었다.
하지만 2022년 9월, 추석 대목을 앞두고 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유는 새우튀김이었다.
A씨가 주력으로 팔던 새우튀김을 B씨의 반찬가게에서도 똑같이 팔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불붙었다. "상도덕이 없다"며 시작된 다툼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됐고, 두 사람의 감정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당신이 아니면 누가 날 지켜줘?"… 아내의 눈물이 방아쇠 당겼다
사건이 터진 건 2024년 8월 18일이었다. 이번엔 메뉴가 아니라 창문이 문제였다. 시장 창문을 여닫는 문제로 A씨의 아내와 피해자 B씨가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심하게 다퉜다.
그날 밤, 술잔을 기울이던 부부. 아내는 남편 A씨를 향해 울분을 토했습니다.
> "왜 싸움이 났는데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어? 당신이 아니면 나는 누가 지켜줘?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이야. 바보 X신 같다. 당신과 이혼하고 싶다."
아내의 말은 A씨의 가슴을 후벼 팠다. 재판부는 당시 A씨의 심리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및 아내에 대한 심한 죄책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아침 8시 50분. A씨는 가게 구석에 방치해 뒀던 회칼을 바지 뒷주머니에 숨겨 B씨의 가게로 향했다. 사과를 받겠다는 명목이었지만, 품 안에는 흉기가 있었다.
4번의 칼질, 그리고 기적의 방수 앞치마
A씨는 영업 준비 중인 B씨에게 다가가 따져 물었다. "어제 내 아내한테 왜 그랬냐." 하지만 B씨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당신 아내가 먼저 소리 질렀다. 장사하면서 기본 예의가 있어야지"라며 A씨를 가게 밖으로 밀쳐냈다.
순간, A씨는 이성을 잃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회칼을 꺼내 들고 B씨의 복부를 향해 무려 4차례나 흉기를 휘둘렀다. 명백한 살인의 의도였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B씨는 목숨을 건졌다. 비결은 그가 입고 있던 질긴 방수 재질의 앞치마였다. 앞치마가 1차 방어막 역할을 해준 덕분에 흉기는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
B씨는 필사적으로 A씨의 손을 잡고 저항했고, 주변 상인들이 달려들어 칼을 빼앗으면서 상황은 종료되었다.
법원 "죄질 매우 나쁘지만...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의 행동을 엄하게 꾸짖었다.
특히 미리 흉기를 준비해 복부를 4회나 찌른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법원은 고심 끝에 A씨를 사회로 돌려보냈다.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의 용서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A씨가 과거 이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도 참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