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뺑소니' 대학생 죽인 중학생 8명, 처벌은 피하겠지만⋯"4억은 배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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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뺑소니' 대학생 죽인 중학생 8명, 처벌은 피하겠지만⋯"4억은 배상해야 합니다"

2020. 04. 01 20:02 작성2020. 04. 06 09:36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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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8명, 렌터카 훔쳐 160km 무면허 운전⋯대전에서 뺑소니 사망사고

'소년법'에 의해 모두 형사처벌 불가능⋯이 중 6명은 풀려난 상태

풀려났지만 책임 없는 것은 아니다⋯변호사들 "약 4억 손해배상해야 할 것"

대전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위반을 하며 달려든 그랜저 승용차에 들이받히며 새내기 대학생이 숨졌다. 이 차를 운전한 운전자는 중학생이었다. /유튜브 '14F 일사에프'

봄기운이 완연하던 지난 주말.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예비 대학생 A씨가 캠퍼스 잔디 한 번 밟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대전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위반을 하며 달려든 그랜저 승용차에 들이받히면서다. 사고를 낸 차량의 운전자는 13살 소년 B군이었다.


B군은 친구들과 함께 훔친 자동차로 무면허운전을 하다 경찰에 걸렸고, 추격을 피하기 위해 곡예 운전을 하다가 A씨를 들이받았다.


유가족은 "(A씨는) 대학교 인근 원룸 월세를 벌기 위해 일을 하다 변을 당했는데, 가해 학생으로부터 '미안합니다' 한마디 못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를 낸 B군 등 동갑내기 친구들 8명 모두가 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을 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노가 크게 일었다.


가해자 측에 A씨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 5명은 "있다"고 했다. 민법상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8명이 총 4억원 정도를 물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렌터카 훔쳐 서울~대전까지 무면허 운전⋯도주하다 뺑소니 사망사고

지난 29일 밤 12시 30분쯤.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대학생 A씨가 교차로에 들어섰다. 대전시 동구 성남사거리. 확실한 파란 불이었다. 그러나 교차로의 중간쯤 왔을 때 그랜저 한 대가 A씨를 덮쳤다. 파편이 크게 튀었지만, 그랜저는 그대로 지나갔다. 뺑소니였다.


운전대를 잡은 B군은 당연히 무면허였다. 사고 당시 총 8명이 훔친 그랜저에 타고 있었다. 전날 오후 서울에서 해당 렌터카를 훔친 뒤 대전까지 160km를 달려온 참이었다.


사고를 낸 뒤 적절한 조치도 없었다. 대신 차도 버린 채 부랴부랴 달아났다. 약 200m를 더 운전한 뒤에서야 한 아파트 주변에 차를 세웠고, 운전했던 B군 등 2명은 다시 서울로 도망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모두 이날 오후 붙잡혔다.


"차에 탑승한 8명 모두에 '손해배상' 책임 있어"

변호사들은 "차에 탔던 8명 전원이 피해자 측에 금전적으로나마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법상(제750조)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법률자문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 /로톡DB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 /로톡DB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는 "B군 일당 8명 전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8명이 모두 차량을 절도한 공범이고, 범행이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초 절도 범행과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 역시 "운전대를 잡은 B군 외에도 적극적으로 교통사고에 가담했음이 인정된다면 해당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①일실수입+②장례비용+③위자료⋯예상 손해배상액은 약 4억원

변호사들은 총 배상액이 4억 4190만 4034원으로 책정될 거라고 내다봤다. 크게 ①일실수입 ②장례비용 ③위자료 등 세 가지로 나누어 계산했다.


변호사들은 ①일실수입 ②장례비용 ③위자료 등 세 가지로 나누어 계산한 결과 총 배상액은 약 4억 40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세연 기자
변호사들은 ①일실수입 ②장례비용 ③위자료 등 세 가지로 나누어 계산한 결과 총 배상액은 약 4억 40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세연 기자



일실수입(①)은 A씨가 만 19세가 되는 2021년부터 65세가 되는 2067년까지 벌 수 있는 돈을 모두 합친 액수다. 도시 일용노동자 임금이 기준이 된다. 총 3억 3690만 4034원이었다.


법원 관례에 따라 장례비용(②)은 500만원. 위자료(③)는 1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뺑소니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위자료 기준액을 1억원으로 보고있다.


모두 합해 4억 4190만 4034원이었다.


서명기 변호사는 "피해자 과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법무법인 에이치스의 김용태 변호사 역시 "피해자 과실은 이루어지지 않거나,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금액이 깎여나갈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였다.


"운전을 한 애가 잘못이죠" 같은 주장은 통하지 않아⋯끝까지 책임으로 함께 묶여있다

변호사들은 개입 정도에 따라 가해자가 각각 물어내야 할 돈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운전대를 직접 잡은 B군과 그렇지 않은 7명의 개입 정도에 따라 책임은 구분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법률 자문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치스'의 김용태 변호사. /로톡DB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치스'의 김용태 변호사. /로톡DB


책임 정도가 낮은 가해자는 자기 몫의 손해배상금액을 내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는 "유가족은 손해 액수 전액이 배상될 때까지 책임자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인 부모 등이 책임을 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용태 변호사도 "유가족은 가해자 일당 8명 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 중 누구에게라도 전액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배상액 전체가 피해자에게 건네지기 전까지는 가해자 모두 사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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