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같이 낳았는데, 키우는 건 나만? '독박육아'로 이혼하고 싶어요"
"아이는 같이 낳았는데, 키우는 건 나만? '독박육아'로 이혼하고 싶어요"

'독박육아'를 이유로 남편과 이혼할 수 있을까. 이혼 사건을 많이 다룬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셔터스톡
출산 백 일이 채 지나기 전에 A씨는 심신이 지쳤다. 그래서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다. 혼자 아이를 돌보는 게 힘드니, 주말이라도 아이를 함께 봐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집을 나갔다. 회사에 가는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시댁'에 가서 휴식을 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이 한꺼번에 터졌다. 남편과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독박육아'를 이유로 남편과 이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한변협이 인증한 이혼 전문 박은주 변호사(법무법인 한중)와 이에 대해 알아봤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에 '독박육아'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독박육아 이혼'이 함께 나온다. 그만큼 독박육아로 배우자와의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은 것.
그러나 박은주 변호사는 "독박육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진 않는다"라고 했다. 이혼사유는 '독박육아'에 대한 '배우자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다만, 배우자가 독박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는데도 해결할 노력을 하지 않고 사실상 유기했을 때 명백한 이혼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즉, 독박육아 자체만으로 이혼사유가 될 수는 없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 배우자 중 한쪽이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쪽만 육아를 담당하는 것에 대해 합의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배우자의 도움을 모른 척하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이는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
배우자가 이혼을 원치 않아 협의이혼이 불가능할 때는 소송을 통해 이혼을 해야 한다. 이 경우 민법상 정해놓은 이혼 사유에 해당할 때만 가능하다.
민법 840조는 재판상 이혼 사유로 다음의 6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①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을 때
② 악의로 배우자를 유기했을 때
③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④ 자신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⑤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할 때
⑥ 그 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A씨 사례와 같은 '독박육아'는 ③배우자에게 부당한 대우와 ⑥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이혼 할 수 있다는 게 박 변호사의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