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돈 들여 설치했으니 내 것" vs. "집에 포함된 것" 빌트인 가전, 법으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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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돈 들여 설치했으니 내 것" vs. "집에 포함된 것" 빌트인 가전, 법으로 보면?

2022. 04. 28 07:27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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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계약 당시엔 별다른 말 없었는데⋯"개인적으로 돈 들여 설치했으니 떼어 가겠다"

법적으로 빌트인 가전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판단 기준은 '이것'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 해 구매 계약을 마쳤는데, 뜻밖의 분쟁이 발생했다. 집에 설치된 빌트인 가전 때문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제가 설치한 인덕션은 가져갈게요."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한 A씨. 가격 등 여러 조건도 잘 맞아 성공적으로 구매 계약을 마쳤는데, 뜻밖의 분쟁이 발생했다. A씨에게 아파트를 판매한 전 집주인이 갑자기 "인덕션을 떼어가겠다"고 했다. 본인이 따로 사비를 들여 설치한 가전제품이므로, 소유권도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였다.


A씨는 ​​빌트인(bulit-in⋅가전제품 등이 싱크대 등에 내장된 것)이므로 당연히 구매한 아파트에 포함된 사항인 줄 알았다. 이에 전 집주인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거금을 들여 최근에 새롭게 구입한 거라 두고 갈 수 없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계약 당시엔 별다른 말이 없었기에 A씨는 당황스럽다.


쟁점은 '부합물'로 인정되는지 여부

공간활용도가 높고, 일관성 있는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를 둔 갈등도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 매매시 빌트인 가전에 대한 소유권 분쟁이다.


과연 법적으로 보면 빌트인 가전 등에 대한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관련 근거 조항은 민법(제256조)에 있다. 해당 조항은 "부동산의 소유자(아파트를 구입한 A씨)는 그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부합물은 땅 위의 사과나무 등 토지나 건물 등에 묶여 한 덩어리를 이룬 물건(부합물⋅附合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아파트에 딸린 부합물은 그 아파트의 일부로써 아파트의 구매자에게 소유권이 함께 넘어간다는 뜻이다. 즉, 빌트인 가전이 부합물로 인정되면 소유권은 A씨에게 넘어간다. 반대로 부합물로 인정되지 않으면, 이는 부동산과 별개의 물건이므로 소유권도 빌트인 가전을 구매해 설치한 전 집주인에게 남아있다.


판단 기준은 '설치 형태'

따라서 A씨의 사례의 경우, 빌트인 인덕션이 부합물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는 구체적인 설치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 대법원이 부합물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훼손하거나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선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부착⋅합체되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2003다14959).


'법무법인 준'의 김진우 변호사. /로톡D

법무법인 준의 김진우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빌트인 인덕션이 부합물로 인정될지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싱크대와 쉽게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매립 설치됐다면 부합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1~2구 등 소형 인덕션이라 단순히 홈을 파내 쉽게 빼낼 수 있다면 부합물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관련 분쟁이 생긴다면, 인덕션이 주방 싱크대와 부속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만약 빌트인 인덕션이 새로운 집주인 A씨의 소유에 해당하는데도, 전 집주인이 마음대로 이를 떼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김진우 변호사는 "이땐 전 집주인에게 민⋅형사상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며 "재물손괴죄와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고, 민사적으로 새로운 인덕션의 구입 비용 및 수리⋅설치 비용 등을 A씨에게 손해배상 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이에 애초에 이런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계약할 때부터 빌트인 가전을 어떻게 할지 합의해두는 게 좋다. 계약서에 미리 '빌트인 인덕션은 매도인(부동산을 파는 사람) 또는 매수인(부동산을 사는 사람)의 소유로 한다'는 내용의 특약을 넣어두면 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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