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가정 파탄 낸 상간녀" 외쳤지만 법원, 아내 폭행에 "인격권 침해" 300만 원
"남의 가정 파탄 낸 상간녀" 외쳤지만 법원, 아내 폭행에 "인격권 침해" 300만 원
'혼돈의' 위자료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 남편의 외도 소송에서, 남편의 불륜녀를 향해 '상간녀'라 외치며 폭행까지 가한 아내가 결국 재판에서 남편의 불륜녀에게 오히려 위자료를 지급하게 됐다.
법원은 남편의 불륜녀에게는 1,2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도, 남편의 아내에게는 폭행과 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물어 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남편의 두 차례 이혼 소송, 파탄 책임은 남편에게
아내 A씨와 남편 C씨는 1991년 결혼해 두 자녀를 둔 법률상 부부다. 그러나 C씨는 2016년부터 집을 나가 생활하며, A씨를 상대로 두 차례나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두 소송 모두 혼인 파탄의 책임이 C씨에게 있다고 판단하며 기각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A씨는 남편 C씨가 건강실무사로 일하는 B씨와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씨가 A씨에게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 C씨와 B씨가 단둘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 새벽 시간에 서로 통화를 하거나 저녁 약속을 잡는 등 단순한 동료 관계를 넘어선 정황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법원은 B씨가 C씨에게 배우자가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A씨 부부의 공동생활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B씨는 A씨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즉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이 인정한 위자료 금액은 1,200만 원이다.
"상간녀" 외친 아내, 폭행으로 오히려 위자료 지급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아내 A씨는 2018년 12월, B씨의 직장인 고등학교를 찾아갔다. A씨는 교사들이 있는 교무실에서 B씨를 향해 "남의 가정을 파탄 낸 상간녀"라고 소리치며 큰 소동을 일으켰다.
또한 A씨는 B씨를 쫓아가 위협적인 언행을 이어갔다.
이뿐만 아니라 2019년 3월에는 마트 주차장에서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멱살을 흔들고 발로 허벅지를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으며, A씨는 폭행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A씨의 이러한 행동이 B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B씨는 A씨의 폭행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했고, 법원은 A씨가 B씨에게 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본소'와 '반소' 모두 일부 인용, 법정 공방의 결말
이번 사건은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본소)과 B씨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반소)이 함께 진행되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본소 중 700만 원, B씨의 반소 중 100만 원을 각각 인정했다.
이에 양측 모두 항소했고, 2심 재판부인 춘천지방법원 제1-3민사부는 1심 판결을 변경해 A씨가 B씨로부터 1,200만 원을, B씨가 A씨로부터 3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최종 판결했다. 이는 A씨가 B씨에게 받은 위자료 1,200만 원에서, B씨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300만 원을 뺀 금액인 900만 원을 최종적으로 받게 되는 셈이다.
이번 판결은 불륜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할 경우 오히려 가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