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 차에 가두고 폭행했지만 '집유'…"감금 시간 길지 않아서"
전 연인 차에 가두고 폭행했지만 '집유'…"감금 시간 길지 않아서"
"같이 죽자" 피해자 위협하고 폭행, 3시간가량 범행
재판부 "감금 시간 아주 길지 않다" 양형 이유 밝혀
26차례 걸쳐 메시지 협박했지만 스토킹처벌법도 피했다

이별한 뒤에도 재만남을 요구하며 전 연인을 차에 감금하고 폭행한 2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은 26차례에 걸쳐 피해 여성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 모든 범행에도 법정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 여성을 차에 감금하고 폭행한 20대 남성 A씨. 이별한 뒤에도 피해 여성에게 재만남을 요구하며 벌인 범행이었다. 피해 여성은 A씨 차에 갇힌 채 3시간가량을 공포에 떨어야 했다. A씨는 비슷한 시기에 26차례에 걸쳐 피해 여성에게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자를 보내며 협박을 일삼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범행에도 A씨를 법정 구속할 순 없었다. 지난 26일,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상오 부장판사)는 이 사건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당초 A씨에게 적용됐던 혐의는 감금치상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이었다.
우리 법은 사람을 감금해 상해에 이르게 할 경우 1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벌금형 없는 징역형에 처한다(형법 제281조 제1항). 이 행위만 놓고 보더라도 중한 범죄였지만, 재판부는 "감금한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다"며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도 심하지 않아 보인다"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게다가 A씨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도 적용 받지 않았다. A씨가 범행을 한 건 지난해 7월인데, 당시엔 이 법이 시행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불안감 조성 등 혐의에 대해서만 처벌할 수 있었다.
감금됐던 3시간. 피해자로선 생명에 위협을 느꼈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가해자를 실형에 처하기엔 부족했다고 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