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부터 이어진 남편의 외도, '혼인 취소' 가능할까? 변호사들 답변은
결혼 전부터 이어진 남편의 외도, '혼인 취소' 가능할까? 변호사들 답변은
'혼인취소'보다 '이혼 및 위자료'가 현실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6년간 사랑한 남자와 결혼한 지 8개월, 아내는 남편에게 3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08년 중학생 시절 만나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2024년 11월 결혼했지만, 남편의 외도는 결혼 준비 기간은 물론 결혼 후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혼인취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극심한 배신감에 휩싸인 A씨는 이 결혼 자체를 '없던 일'로 되돌리는 '혼인 취소'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현실적으로 혼인 취소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원은 혼인 취소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데, 단순한 외도 사실 은폐를 넘어, '사기' 행위가 혼인 생활 자체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 역시 "배우자가 혼전에 다른 이성과 교제한 사실을 숨겼다는 것은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결국 혼인 취소 소송의 높은 문턱을 넘기보다, 이혼 소송을 통해 책임을 묻는 것이 더 확실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남편에겐 이혼소송, 상간녀에겐 손해배상…'증거'가 관건
그렇다면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물어야 할까. 변호사들은 A씨가 남편을 상대로는 이혼 및 위자료를, 상간녀를 상대로는 손해배상을 동시에 청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남편의 행위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명백한 이혼 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 상간녀 역시 남편이 기혼자임을 알면서도 관계를 지속했다면, 혼인 관계를 파탄 낸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법무법인 성진의 김진아 변호사는 "상간녀와의 부정행위 시점이 법률혼 기간에 포함되고, 3년간 교제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혼인 중 부정행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다. 법무법인(유한) 해광의 손철 변호사는 "증거가 곧 판결"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 기간, 의도 등이 드러나는 문자, SNS, 통화녹음 등을 철저히 정리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16년 믿음의 대가, 위자료는 얼마까지 가능할까
A씨의 사례는 통상적인 위자료 액수(1,000만 원~3,000만 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법원은 위자료를 산정할 때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혼인 파탄에 미친 영향 ▲기만적인 수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A씨의 경우 남편이 결혼 전부터 3년간 외도를 지속했고, 결혼 후에도 관계를 이어가는 등 기만성과 유책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어, 법원이 이를 위자료 산정에 중요하게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