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옥상에 '개인 식물원' 차린 이웃…단순 민폐 아닌 명백한 '소방법' 위반
빌라 옥상에 '개인 식물원' 차린 이웃…단순 민폐 아닌 명백한 '소방법' 위반
화분 수십 개에 텐트, 태양광 패널까지
소방법·건축법 위반 소지 다분
강제철거에 이행강제금 폭탄 맞을 수도

다세대주택의 공용 공간인 옥상과 주차장을 '개인 정원'처럼 사용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퇴근길에 옥상에서 초록 풀이 보이길래 올라갔더니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한 다세대주택 옥상이 개인 식물원으로 변해버린 '식물 빌런' 사연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끓었다. 사진 속 옥상은 수십 개의 화분과 거대한 태양광 전지판, 파라솔과 텐트까지 들어차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주차장 역시 물이 가득 담긴 욕조와 화분들이 점령해 모기까지 들끓는 지경이었다.

이웃의 상식 밖 행동에 분통을 터뜨리는 것을 넘어, 이는 모든 입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식물 빌런'에게 내려질 수 있는 처벌 수위와 주민들의 대처 방법을 분석했다.
내 집 아닌 '모두의 공간'…무단 점유는 불법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점은 옥상과 주차장의 법적 성격이다. 다세대주택 같은 집합건물의 옥상과 복도, 주차장은 특정 세대의 전유부분이 아닌, 입주민 모두가 함께 소유하고 사용하는 '공용부분'이다.
집합건물법은 "각 공유자는 공용부분을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 세대가 이곳을 개인 정원이나 창고처럼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것은 다른 입주민들의 사용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위법 행위다.
'불 나면 어쩌나'…소방법·건축법 위반 소지 다분
단순한 공간 점유를 넘어, '식물 빌런'의 행위는 모든 주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화재 시 '탈출구 없는 감옥' 될 수도 (소방법 위반)
옥상은 화재 발생 시 입주민들의 마지막 대피 공간이자 소방대원들의 중요한 진입로다. 옥상에 각종 적치물을 쌓아두는 것은 이 '생명 통로'를 스스로 막는 행위다.
소방기본법은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물건을 옮기거나 치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피난시설을 폐쇄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주차장에 놓인 화분들 역시 소방차의 진입을 막아 초기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치명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건물 붕괴 위험까지…'시한폭탄' 안고 사는 꼴 (건축법 위반)
더 심각한 문제는 건물의 구조적 안전이다. 흙과 물을 머금은 수십 개 화분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건물이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하중을 초과해 균열이나 붕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물 사용은 옥상 방수층을 손상시켜 아래층의 누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옥상에 설치한 텐트나 태양광 패널 등도 관할 구청에 신고나 허가 없이 설치했다면 무허가 건축물에 해당해 건축법 위반이다.
'식물 빌런'의 최후
그렇다면 '식물 빌런'에게는 어떤 처벌이 내려질까?
- 강제철거 및 원상복구: 다른 입주민들은 '방해배제청구' 소송을 통해 불법 적치물을 모두 치우고 옥상과 주차장을 원상 복구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 '공짜 땅 사용료' 청구: 공용부분을 독점 사용하며 얻은 이익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임대료에 상응하는 금액을 받아낼 수도 있다.
- 이행강제금 '폭탄': 건축법 위반으로 관할 구청의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원상 복구될 때까지 매년 이행강제금이 반복적으로 부과될 수 있다.
'식물 빌런' 대처법 3단계
사연을 올린 A씨처럼 직접 대면하는 것은 감정싸움이나 또 다른 분쟁으로 번질 수 있어 현명하지 않다. 법 테두리 안에서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
1단계: 관리실·입주자대표회의에 공식 문제 제기
가장 먼저 관리 주체를 통해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증거를 남길 수 있다.
2단계: 관할 구청·소방서에 신고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행정기관의 힘을 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방서에는 소방활동 공간 확보 문제를, 관할 구청 건축과에는 불법 건축물 및 건물 안전 문제를 신고해 현장 점검과 시정명령을 유도할 수 있다.
3단계: 최후의 수단, 민사소송
모든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입주민들의 동의 없이도 개인이 직접 법원에 '방해배제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이기심이 이웃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공동주택의 공용부분은 사적 공간이 아닌, 모든 입주민이 함께 가꾸고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안전 공간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