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양이의 날 앞두고 논란...'몰래 키운 고양이' 때문에 더러워진 집, 청소 책임은?
세계 고양이의 날 앞두고 논란...'몰래 키운 고양이' 때문에 더러워진 집, 청소 책임은?
커튼·에어컨에 남은 흔적
세입자는 “입주청소비 냈다”며 원상회복 거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집주인 A씨는 퇴거를 앞둔 세입자의 집에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세입자 B씨가 계약 전부터 키우던 고양이를 몰래 데려와 살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 B씨의 집에서 재채기가 나올 정도였다. 집 안을 살펴보니 옵션으로 제공된 커튼에는 얼룩이 심했고, 에어컨 필터도 고양이 털로 오염돼 전문적인 청소가 필요해 보였다.
A씨가 고양이로 인한 특수청소 비용을 문제 삼자 B씨는 “입주할 때 청소비를 내고 들어왔다”며 “계약서에 반려동물 관련 조항도 없지 않으냐”고 맞섰다. A씨는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B씨에게 원상회복을 요구할 수 있을까?
계약서에 '반려동물 금지' 없어도 '원상회복 의무'는 있어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서에 반려동물 금지 조항이 없더라도 세입자가 반려동물로 인해 입힌 손해에 대해서는 집주인이 원상회복을 요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임차인(세입자)에게는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건물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할 ‘원상회복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는 “사전 동의 없이 고양이를 키워 발생한 커튼 얼룩, 에어컨 필터 오염, 특수청소 필요 상황은 임차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손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적인 자연 마모와 달리 반려동물로 인한 추가 손상은 임차인이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고양이 사육으로 인한 오염이나 훼손은 일상적인 생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마모(통상 손모)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세입자에게 별도의 책임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세입자의 '입주청소비 냈다'는 주장, 법적 근거 없어
세입자 B씨가 “입주청소비를 냈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상회복 책임과 무관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세입자가 납부한 입주청소비는 일반적인 청소에 관한 비용일 뿐, 고양이 사육으로 인한 특수 오염 제거 비용을 면제해 주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지수 변호사 또한 “입주청소는 입주 전 상태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이고, 퇴거 시 원상복구는 거주 중 발생한 추가 손상에 대한 별개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손해 입증이 관건…사진·견적서 등 증거 확보해야
원상회복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이 손해 발생 사실과 그 범위를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퇴거 전에 손상 부위를 사진·영상으로 꼼꼼히 촬영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퇴거 후에는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고 분쟁 시 손상의 범위를 입증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수청소업체나 수리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손해액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증거를 바탕으로 보증금에서 실제 발생한 합리적인 복구 비용을 공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