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었는지, 벗겼는지는 몰라도⋯이 상황은 구도쉘리에게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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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었는지, 벗겼는지는 몰라도⋯이 상황은 구도쉘리에게 불리하다

2019. 11. 04 19:57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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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구도쉘리, 배우 권혁수와 먹방서 '노출' 논란

구도쉘리 "권혁수가 옷 벗으라고 제안" vs. 권혁수 "그런 적 없다"

감정의 골 깊어진 두 사람⋯법적으로 다툴 쟁점 4가지

호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구도쉘리는 지난 9월 30일 한국을 방문해 권혁수와 함께 등갈비찜 먹방(먹는 방송)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은 구도쉘리가 상의탈의를 하기 전 모습. /유튜브 '권혁수감성' 캡처

"방송에서 브라톱(브래지어를 겸한 상의)을 노출하자고 먼저 요구했고, 이를 알리려 하자 극단적 선택을 거론하며 협박했다."


유튜버 구도쉘리(28·본명 박선영)와 배우 권혁수(33)의 합동 '먹방'(먹는 방송)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 당시 구도쉘리의 '브라톱 노출'에 대해 "누가 먼저 요구했느냐"를 두고 며칠째 진실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구도 쉘리는 권혁수가 먼저 탈의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 폭로에 권혁수는 오늘 4일 긴급기자회견을 자처해 ① 상의 탈의를 요구한 적 없고 ② 협박성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도쉘리의 주장을 모두 부정한 것이다.


권혁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추후 사실관계를 따지는 데 있어서 법적인 절차가 필요하면 따르겠다"고 했다.


합동 방송 당시 두 사람은 뱃살을 툭툭 치면서 웃음을 주고받았으나 결국 서로를 '거짓말쟁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양측이 다툴 법적 쟁점을 정리해봤다.


밥 먹다 갑자기 '훌렁'⋯ 공공장소서 속옷 노출 논란

논란의 시작은 지난 9월 30일이었다. 권혁수와 구도쉘리는 권혁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합동 방송을 진행했다. 한 음식점에서 등갈비를 먹던 구도쉘리가 "덥다"며 갑자기 티셔츠를 벗었다. 셔츠 안에 구도쉘리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브라톱 차림이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 날 방송에서 시청자들은 "구도쉘리가 예의 없는 돌출행동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공공장소에서 속옷 차림으로 식사를 하는 건 민폐라는 주장이었다.


비판이 거세지자 구도쉘리는 지난달 7일, 8일, 9일 3차례에 걸쳐 사과방송을 했다.


잠잠해지나 싶더니 지난 3일 구도쉘리가 "애초 브라톱을 입은 것 자체가 권혁수 측 요구였다"고 폭로하면서 진실 공방이 본격화됐다. 구도쉘리의 "일단 사건을 묻으라는 권혁수 측의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사건은 더욱 커졌다.


결국 권혁수 측에서도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구도쉘리가 먼저 브라톱 촬영을 제안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오히려 연출된 것처럼 거짓말을 요구한 건 구도쉘리"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구도쉘리와 권혁수는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 편집=박남규 디자이너


쟁점 1. 구도쉘리 "권혁수가 옷 벗으라고 했다"⋯권혁수, 강요죄?

이 사건의 시작과 끝은 "누가 옷을 벗으라고 말했느냐"다. 구도쉘리는 권혁수가 먼저 제안했다고 하고 있고, 권혁수는 구도쉘리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사건을 검토해 본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권혁수가 만일 실제 '옷을 벗으라'고 시켰다고 하더라도 방송의 진행을 논의하는 행위 정도로 보인다"며 "이 정도는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구도쉘리가 먼저 "옷을 벗겠다"고 말하고 옷을 벗었다면 아무런 위법 행위도 아니다.


쟁점 2. "이 사건을 묻으라고 했다"⋯권혁수, 강요죄?

사건을 묻는 과정에서 "협박이 있었다"고 한 구도쉘리의 주장이 맞는다면 권혁수에게는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구도쉘리는 "권혁수가 사건을 일단 묻으라고 했다"며 자신과 나눈 통화 내용에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자인 나 권혁수가 여자인 너 구도쉘리 옷을 벗겼다? 옷을 벗기라고 시켰다? 그건 범죄야.' '나 페미니스트들한테 고소당할 수도 있어. 내가 변호사 법조인분들한테 물어봤어.' '나 그렇게 되면 밥줄 끊겨.'"


권혁수가 구도쉘리 옷을 벗도록 했다는 걸 인정하는 발언처럼 보인다.


지난 2017년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권혁수. / 연합뉴스
지난 2017년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권혁수. / 연합뉴스


하지만 박수진 변호사는 이 발언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권혁수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선 강요죄 성립을 위해서는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한다. 이때 폭행은 물리력 행사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언어폭력 등 심리적인 폭행도 인정된다. 협박 역시 공포심을 느껴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정도만 되면 성립한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강요죄에 해당하는 폭행, 협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폭행, 협박이 있었다"고 본 법원의 판결은 이번 사건보다 그 정도가 무거운 때였다. 지난해 9월 인천지방법원 판례가 강요죄를 인정하며 '그 정도'를 밝혔다. 벌금 300만원이 선고된 피고인 이모(40)씨는 피해자에게 "죽여도 시원찮다" "내 인스타그램 사진과 동영상을 매일 보고 폭풍 칭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고, 반말하면 죽여버린다" "친구들 누구와도 상의하지 말라"는 등의 발언을 했고, 실제로 겁을 먹은 종업원은 이씨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쟁점 3. "그런 식으로 자살한 연예인들 많아"⋯권혁수, 협박죄?

구도쉘리의 주장에 따른 권혁수의 발언 중에는 "자살한 연예인들도 많아"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런 경우 '자살 협박'에는 들어갈 수 있을까.


박수진 변호사는 역시 "협박죄를 묻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어 "진짜 자살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폭언 또는 일시적 분노의 표시로서 단순 '자살하겠다'는 것은 협박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종합 법무법인의 박준성 변호사도 "정황상 해석의 여지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히 '자살하겠다'는 것은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쟁점 4. 권혁수 "폭로 내용 모두 사실 아니다"⋯ 구도쉘리, 명예훼손죄?

반면 구도쉘리가 밝힌 내용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권현수 측의 주장이 맞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오히려 구도쉘리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사이버 명예훼손죄(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 형법은 온라인상에서 이뤄진 '사이버 명예훼손죄'를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인터넷 등 사이버 세계에서 전파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구도쉘리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 죄는 '사실'을 말해서 명예훼손이 이뤄지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이에 따라 박수진 변호사는 "구도쉘리의 발언이 허위라면 이 죄에 따라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법승의 김정훈 변호사도 "비방의 목적을 가지고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해서 상대방의 명예가 훼손됐다면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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