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술 마시고 친구 나체 딥페이크 돌려본 고교생…법원 "방관자도 가해자"
[단독] 술 마시고 친구 나체 딥페이크 돌려본 고교생…법원 "방관자도 가해자"
"게임하느라 몰랐다" 주장 안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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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해외 연수 중 동급생 사진으로 나체 합성사진(딥페이크)을 만들어 돌려본 고등학생이 "나는 보기만 했을 뿐"이라며 학교폭력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그 자리에 함께 있으며 사진을 본 행위 자체도 명백한 학교폭력이라고 판단했다.
해외 연수 술자리, 장난으로 번진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2023년 가을, 한 고등학교의 해외연수 기간 중에 벌어졌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A군과 친구들은 방에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취기가 오르자 누군가 "피해 학생의 사진으로 딥페이크 나체 사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 학생은 피해 학생의 SNS에서 상반신 사진을 캡처했고, 다른 학생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AI 합성 사이트에 접속해 나체 사진을 만들어냈다. A군을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학생들은 합성된 피해 학생의 나체 사진을 함께 돌려봤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피해 학생은 2024년 8월, 이들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충주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A군에게 출석정지 3일, 교내봉사 5시간, 특별교육 6시간 등의 조치를 내렸다.
A군은 행정심판을 통해 출석정지가 사회봉사 10시간으로 감경됐지만,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며 법원 문을 두드렸다.
"게임 중이라 몰랐다"
A군은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친구들이 딥페이크 사진을 만드는지 몰랐고,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며 "무슨 사진인지 모르고 궁금해서 따라가 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가해자가 아니라 단순 목격자라는 항변이었다.
하지만 청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성률)는 A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군이 사전에 범행을 충분히 인지하고 사진을 본 '공동 가해 행위자'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인 1실 숙소에서 여러 명이 모여 음주를 하던 상황이었고, 다른 학생이 딥페이크 사이트를 검색하고 사진을 합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바로 옆에서 게임을 하던 A군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진을 직접 합성한 학생이 학폭위에서 "당시 상황을 모른 채 우연히 사진을 본 친구는 없다"며 "A군도 침대에서 같이 보고 있었고, 피해 학생 사진으로 합성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또한, 학교에 소문이 퍼지자 A군이 다른 가해학생들과 함께 피해 학생에게 전화로 사과한 사실도 A군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사건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담하지 않았다면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법원은 "합성 사진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더라도, 피해학생의 나체 사진을 합성하는 행위 자체가 학교폭력에 해당함은 분명하다"고 못 박았다.
[참고] 청주지방법원 제1행정부 2025구합50233 판결문 (2025. 7. 1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