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몰래 오토바이 바꿔 타다 사고, 수리비만 물면 끝날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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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몰래 오토바이 바꿔 타다 사고, 수리비만 물면 끝날 문제일까?

2026. 09. 08 16:53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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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운전 금지' 계약 어기고 무단 교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달대행업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소속 라이더 두 명이 A씨의 허락 없이 서로 배정된 오토바이를 바꿔 타다 사고를 낸 것이다.


사고를 낸 라이더들은 파손된 오토바이를 사무실 앞에 가져다 놓은 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탈했다. 결국 보험 처리도 되지 않아 A씨가 모든 수리비를 떠안게 됐다.


A씨는 이들을 횡령죄 등으로 형사 고소하고 싶다. 단순 계약 위반을 넘어선 라이더들의 무단 운행, 형사 처벌까지 가능할까?


횡령은 '글쎄'…'자동차등불법사용죄'는 견해 엇갈려


라이더들을 형사 고소할 수는 있지만, 어떤 죄명이 적용될지와 실제 처벌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


우선 A씨가 제기한 횡령죄에 대해서는 다수 변호사들이 성립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횡령죄가 인정되려면 남의 재물을 아예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잠시 바꿔 탄 것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제3자 운전금지 약정을 위반하여 바이크를 넘겼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시적인 교환 운행이라면 이 부분은 다툼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변호사들은 '자동차등불법사용죄' 적용 가능성을 핵심 쟁점으로 짚었다. 우리 형법은 권리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도 처벌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권리자의 승인 없이 타인의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임의로 사용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등 불법사용죄'의 성립 가능성이 높다"며 "두 사람이 무단 교환 운행을 공모하고 보험 적용이 불가능함을 인지했다면 공동정범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형사 처벌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왔다. 법률사무소 현송 조현재 변호사는 "사용권자 동의를 받았다는 항변이 가능해 자동차 불법사용죄 성립이 애매하다"며 "고소해도 불송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수리비 등 '민사 책임'은 명확


형사 처벌 가능성과는 별개로, A씨가 입은 수리비 손해에 대해서는 두 라이더에게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 변호사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조현재 변호사는 "두 사람이 계약 위반과 부주의로 손해를 입힌 것은 분명하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연대하여 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실제 수리비는 물론, 보험 처리가 불가능해 늘어난 손해액, 수리 기간 동안의 영업 손실 등이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 역시 "사고 자체에 대해서는 빌린 사람이 직접 운전하다 바이크를 파손시킨 만큼 별도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검토할 수 있다"며 "빌려준 사람 역시 무단으로 바이크를 넘긴 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의 관계에 따라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임대차계약서, 배차 내역, 두 사람의 대화 기록, 보험사의 보상 거절 자료, 수리비 영수증 등을 증거로 확보해 둘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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