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포함 차량 677대 태워…담배 피우려 라이터 켠 세차업체 직원, 결국 실형
벤츠 포함 차량 677대 태워…담배 피우려 라이터 켠 세차업체 직원, 결국 실형
법원, 세차업체 직원에 1년 6개월 금고형
세차업체 대표, 화재 경보 끈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도 줄줄이 처벌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677대를 태웠던 세차업체 직원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충남 천안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677대를 태웠던 세차업체 직원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8월 화재가 발생한 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5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 부장판사)는 이 사건 세차업체 직원 A씨(34)에게 1년 6개월 금고형을 선고했다.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과실 폭발성물건 파열(형법 제173조의2)이다.
A씨는 세차 차량에 설치된 LP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 담뱃불을 붙이다 사고를 냈다. 이번 사고로 발생한 재산 피해는 40억 가량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 중 고급 외제차는 벤츠 100여대를 포함해 최소 17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A씨가 속해 있던 출장 세차업체 대표 B씨(34)에겐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피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62)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아파트 관리 용역업체도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이 사건 화재는 사실상 관성적으로 '안전 수칙'을 무시하던 이들이 만든 인재(人災)였다.
직접적인 화재 원인이 된 A씨는 스팀 세차에 쓰는 LP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은채 라이터를 켰다. 세차업체 대표 B씨 역시 부주의했다. 직원을 상대로 안전 교육을 하지도 않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는 화재가 발생한 직후 울린 경보기를 "오작동"이라고 지레짐작하고 꺼버렸다.
이에 재판부는 관련자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서전교 부장판사는 "A씨는 밸브를 잠그지 않아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점이 인정된다"며 "자칫 아파트에서 화재가 나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라고 지적했다.
형법상 업무상 과실로 인해 고압가스 같은 폭발성 물건을 파열시키면 5년 이하 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173조의2).

아파트 소방시설을 담당했던 C씨에 대해선 "종전에 화재 경보 오작동이 있었더라도, 실제 화재를 염두하고 대처해야 했다"며 꾸짖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소방 설비를 임의로 폐쇄하거나 차단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고(제48조 제1항), 관련 법인 대표 등도 양벌규정으로 벌금형에 처한다(제52조).
다만, 이번 재판에서 실형을 살게 된 건 금고형이 선고된 세차업체 직원 1명뿐이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는 수감되지만, 부역은 시키지 않는다. 서 부장판사는 "A씨가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지만 본인도 중한 상해를 입었다"며 "그 외에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가 소속된 세차업체 대표 B씨에게도 관리 감독 책임을 물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C씨에게도 B씨와 동일한 형을 선고했다. 서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당황해서 소방설비와 펌프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있었던 화재 경보 오작동 빈도나 회사 교육 정도 등에 비춰보면, C씨만의 책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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